"정현준 임팩트" 벤처 연쇄도산 신호탄인가

  • 등록 2000-10-24 오전 12:44:15

    수정 2000-10-24 오전 12:44:15

증권사들은 24일자 데일리에서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 관련기업의 잇단 부도와 금융감독원 간부의 주식투자 폭로 등에 따른 이른바 "정현준 쇼크" "정현준 임팩트"가 모처럼 반등기미를 보이던 코스닥시장을 급랭시켰다고 지적했다. 세종하이테크 사건을 상기시키거나(굿모닝증권), 자금여력이 부실한 여타 코스닥 벤처기업의 부도(Default)를 알리는 "서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한양) 지적하며 크게 경계하기도 했다. 결국 정현준 임팩트는 앞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주변종목의 추가하락 등을 초래하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충격이 작았고 24일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낙천적" 또는 "희망적" 견해도 있긴 했다. 다음은 각 증권사가 24일자 데일리에서 언급한 정현준 임팩트 관련 내용. ◇굿모닝=23일 코스닥 시장은 한국디지탈라인의 부도 여파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저가주 및 바른손, 동특, 리타워텍, 엔피아, 삼한콘트롤스 등 일부 A&D관련주(인수후 개발)들이 타격을 입었다. 또한 동방상호신용금고의 불법 대출사건의 여파가 정계 및 관계 인사까지 확대되고 있어 그 파급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투자심리 회복 측면에서 지난 7월초 코스닥 시세조종 사건처럼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7월4일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 이후 코스닥 지수는 150선이 붕괴됐다. 7월24일 116포인트에 도달할 때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단기간에 무려 20% 이상의 하락률을 보일 정도로 충격이 컸다. 다만 당시에는 투신 등 기관투자가의 매도공세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기관의 코스닥 주식 보유비중이 낮기 때문에 지수상으로 미치는 충격은 그렇게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벤처기업 가운데 무리하게 사업확장을 해온 지주회사와 일부 닷컴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전망이다. 따라서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하고 현금흐름(Cash flow)이 취약한 기업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신흥=나스닥시장의 반등으로 기사회생하던 코스닥시장이 한국디지탈라인의 부도소식으로 또다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는 개인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서고 있어 돌출악재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디지탈라인의 부도는 재무구조가 취약한 주변종목에 대해 추가하락의 빌미를 제공할 공산이 크다. 이는 수익구조가 불투명한 닷컴기업들에 대해서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전일 하락종목수가 대폭 증가하며 등락비율(ADL)이 다시 악화되고 있는만큼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부국=한국디지탈라인의 사태는 그동안 의문시되었던 수익 모델이 부재한 일부 코스닥기업의 자금 문제가 현실화된 것이므로 부실 기업 퇴출 문제와 더불어 기업의 재무구조에 대해 재고하고 상대적으로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범위를 축소시켜 나가는 것이 리스크 관리에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양=한국디지탈라인의 부도는 단순히 1개 소규모 업체의 부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처럼 1회성으로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국디지탈라인의 부도가 주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자금여력이 부실한 여타 코스닥 벤처기업의 부도(Default)를 알리는 서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벤처기업은 글자그대로 성공확률보다 실패확률이 더 크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시장에 보편화돼 있다면 문제는 작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 벽두를 정점으로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쉬를 연상시킨 벤처붐이 거품으로 판명되면서 여기에 투하된 자금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국민 경제적 손실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금번 부도가 좌절감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또 있다. 벤처기업 중 일부가 벤처붐에 편승하여 본연의 영업활동에 충실하기보다는 자본이득 (Capital gain)을 목적으로 여타 벤처기업에 출자함으로 스스로 미래의 자금위기국면에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을 약화시키는 자승자박 형태를 띠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영업활동을 진행하면서 수익모델을 시장에 확인시켜주지 못한 기업들이 상당수에 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 시점은 거품해소의 종착점이 아니라 과도기의 연장 단계로 진입한 상태여서 추후 상당기간 시중의 자금경색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제2의 한국디지탈라인의 출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이번 사태가 코스닥시장이 지뢰밭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인식을 공론화시켰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투자시각이 확산되며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관망으로 제시한다. ◇한빛=코스닥시장은 외국인들이 이틀 연속 큰 폭의 순매수를 기록하였고 디지탈라인의 부도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낙폭이 점점 확대되는 힘없는 모습을 보였다. 특별히 오를 만한 이유를 찾기 힘든 상황이므로 80포인트를 전후한 소폭의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전략도 여기에 맞추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 ◇대신=닷컴주의 위기와 상관없이 사들이는 외국인의 매수는, 주도주에 대한 기대감이다. 전일(23일) 시장을 지배했던 “정현준 쇼크”에도 불구하고, A&D(인수개발)주는 명암이 엇갈렸다. 우려와는 달리 주가가 급등했던 인터넷 지주업체의 낙폭도 크지 않아, 확대여부에 따라 파급효과가 달라질 전망이다. 결국 시장에 노출되었던 “정현준 쇼크”의 충격보다 A&D주에 몰리는 외국인 매수세를 감안한다면 코스닥이 새롭게 성장하는 하나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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