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도 3D 프린팅으로"…이화여대·슈팹 연구진, 'CES 혁신상'

  • 등록 2024-11-15 오후 3:25:08

    수정 2024-11-15 오후 3:25:08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이진규 이화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 슈팹과 이화여대 연구진은 3D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스테이크를 만드는 혁신적인 대체육 기술로 2025년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시상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IT 박람회 ‘CES 2025’에서 진행된다.

이진규 이화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사진 제공=이화여대)
CES 혁신상은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세계를 선도할 혁신 기술과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이 교수가 이끄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슈팹과 이화여대 연구팀은 기존 육류의 맛과 질감을 뛰어넘는 대체육 ‘넥스트 미트’로 CES 2025 식품과 농업기술(Food & AgTech) 분야 혁신상을 받았다.

슈팹과 이화여대 연구진이 개발한 ‘넥스트 미트’는 근섬유체 직조, 덩어리육 제조, 마블링 제조 등의 기술을 가축 및 수산물의 세포배양체에 적용해 뛰어난 맛과 질감으로 재탄생시킨 대체육이다. ‘넥스트 미트’는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한우의 안심, 등심, 양지, 제비추리 혹은 연어의 허리 상단부위처럼 기호도가 높은 부위를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기존 대체육과 차별화되며 진짜 고기에 가까운 식감을 구현할 수 있다. 육즙과 쫄깃한 식감은 물론이고 대체 지방 기술을 이용해 건강까지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육류의 맛을 결정하는 마블링 현상까지 설계에 담았다. 또한 넥스트 미트는 단순히 맛과 질감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했다.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재료를 사용하고 친환경적인 유통 방식을 채택해 고품질 대체육과 배양육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기술 개발을 위해 3D 이미징, 초분광 이미징, 생체전기 이미징, MRI, 유한요소법(FEM) 시뮬레이션 등 다차원 데이터를 활용해 육류의 복잡한 마블링 패턴을 해독하고 최적의 미세구조를 설계했다. 주요 기술로는 ‘푸드럭처(Foodructure)’와 ‘리오머(Rheomer)’가 사용됐다. 푸드럭처는 식품 미세구조의 변형, 회복, 파괴 과정을 담아 구성된 설계 알고리즘이며, 리오머는 3D 프린팅 시 식품의 물성을 조정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복셀(Voxel)’ 단위로 인쇄해 조직감과 맛을 정밀하게 조정하게 한다.

넥스트 미트의 개발에는 이화여대의 다양한 융합 연구가 뒷받침됐다. 이화여대 기술지주 자회사인 슈팹(이진규 대표)과 함께 건축도시시스템공학(김희선 교수), 식품생명공학(이진규 교수) 연구팀이 핵심 기술 연구를 진행했으며, 컴퓨터공학 및 인공지능(김영준 교수), 신산업융합(오지은 교수),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유승철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 중 슈팹은 이화여대 이진규 교수가 2019년 이화여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창업한 3D디자인 식·의료 바이오 제품 벤처기업으로 다수의 국내외 특허와 학술논문, 기술이전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당 연구 수행을 위해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 등의 연구과제, 중소벤처기업부 팁스프로그램 등 스타트업 지원과제와 교내 이화여대 캠퍼스타운, 이화 밸류-업(Ewha Value-up) 기술사업화 지원사업 등의 도움이 있었다.

이진규 슈팹 대표이사는 “목표는 단순히 육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식품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고 넥스트 미트는 맛, 질감, 그리고 지속 가능성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 미트는 향후 B2B(기업간거래) 및 B2C(기업-소비자거래) 채널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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