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주식시장 급락에도 국고채 '나홀로' 강세[채권마감]

오전에 약세 보였으나 오후 들어 강세 전환
금리 낙폭 키우며 3년물 2.5%대로 재진입
1430원대 환율에도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
"채권, 주식·외환 등 다른 원화자산 대비 안전성 높아"
  • 등록 2024-12-09 오후 5:12:26

    수정 2024-12-09 오후 5:12:2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9일 국고채 금리는 4bp(1bp= 0.01%포인트) 안팎으로 하락하며 강세로 마감했다. 국내 채권 시장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거래일 만에 2.5%대로 재진입하는 등 장단기 국고채 금리가 모두 하락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원화 가치는 물론 국내 주식시장이 모두 급락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로 원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오전 한때 1438.3원까지 오르며 장중 고점을 높였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25일(1444.20)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다. 국내 주식시장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는 2.78% 급락한 2360.58에, 코스닥은 5.19% 후퇴한 627.01에 각각 마감했다.

국고채 10년 선물 가격 추이. (자료= 엠피닥터)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고시 금리 기준 전거래일대비 4.1bp 내린 2.579%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정규장 최종 호가 기준 2.5%대로 내려왔다.

이날 국고채 시장에서는 장 초반 상승하던 장단기물 금리가 오후 들어 일제히 하락했다.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5bp 내린 2.635%로 장을 마쳤다. 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5.4bp 내린 2.579%에. 10년물은 6.7bp 떨어진 2.677%에 각각 마감했다. 20년물은 6.4bp 하락한 2.583%, 30년물은 7.5bp 내린 2.486%로 장을 마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성은 통화정책의 제약요인이겠으나 그 핵심적인 배경은 경기 둔화 우려 확대로 일방적인 채권시장 약세 재료는 아니다”라며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졌지만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이 어렵다면 기준금리 인하라도 해야 된다는 논리로 금리 인하 기대도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고채 금리 급락으로 높아진 가격 부담에 대한 논의가 많지만 이번 정치 이벤트로 재정 지출 기대감이 축소되며 오히려 강세 재료가 더해진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최근 금리 급락에 따른 일시적 속도 조절은 가능하겠지만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연구위원은 또 “원화 자산 중에서 채권은 주식, 외환에 비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커 일방향적인 외국인 순매도에서는 벗어나 비교적 나은 여건”이라며 “국가 신용등급이나 세계채권지수(WGBI) 측면에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국채 선물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14틱 오른 106.89에 마감했다. 10년 국채선물은 70틱 상승한 120.23을 기록했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 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오르면 선물가격이 강세라는 의미다.

외국인은 3년물 국채선물에선 순매수를 10년물 국채선물에서는 순매도를 보였다. 3년 국채선물의 경우 외국인과 투신이 각각 4113계약, 1618계약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10년 국채선물서는 외국인이 325계약, 은행이 2067계약 매도 우위였으며, 금융투자업계가 1247계약 순매수했다.

30년 국채선물은 1.14포인트 오른 151.38로 장을 마쳤다. 55계약 체결됐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외국인이 3년 선물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면서 시장이 강세(금리 하락)로 방향을 바꿨다”며 “현재 국내 시장은 장기투자 기관들이 30년물과 같은 장기물을 계속 사면서 수급여건도 좋아 밀릴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미결제약정 추이를 살펴보면 3년 국채선물 미결제약정은 전거래일 50만 6083계약에서 50만 7022계약으로, 10년 국채선물은 27만 3537계약에서 27만6826계약으로 각각 증가했다. 30년 국채선물은 1003계약에서 940 계약으로 줄었다.

미결제약정은 결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선물·옵션 계약을 말한다. 신규주문과 롤오버 등이 발생하면 증가하며, 반대매매와 만기일 도래와 같은 이유로 감소한다. 이에 시장 내 투자자들의 참여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3.280%, 기업어음(CP) 91일물은 3.390%으로 전거래일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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