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안으로 김정은 동정 보도 안 되면 '와병설' 기정사실화"

국회 외통위, 전문가 초대 긴급 간담회
윤상현 "김정은 직접 사인하는 지시사항 없어"
유동열 "中, 김평일 내세워 親中정권 수립할 수도"
이용준 "김정은 죽는다고 北 붕괴하지 않아"
  • 등록 2020-04-27 오후 2:52:08

    수정 2020-04-27 오후 5:00:24

‘북한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북한 급변 사태 대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전문가 간담회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상현 외통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27일 전문가를 초대해 긴급 간담회를 열고 ‘김정은 신변이상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최소한 북한 측의 동향이 특이하다는 데에는 공감했다.

이날 토론회는 윤상현 외통위원장(무소속)과 외통위원, 김용현 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이용준 전 외교부 차관보 등이 현 북한 상황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유고 시 대응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평양에 전단지 뿌려도 전혀 반응 없어”

윤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은 한 마디로 검은 상자를 보는 것 같이 참으로 힘든 게 사실이다”며 “대부분 추측으로 추정하고 진위파악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통일부는 ‘특이동향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김 위원장 동정은 ‘통상적이고 의전적인 지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 지시’가 없다는 데에 주목했다. 윤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직접 사인한다거나, 정책결정하는 사인하는 인사에 관한 지시사항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면서 “노동신문을 계속해서 보면 김 위원장의 의전적 지시만 있지 예를 들어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같은 주요인사 동향도 활동상황도 보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평양시가 봉쇄됐다는 것도 특이동향이다”면서 “대북단체가 평양에 전단지(삐라)를 뿌렸다. 예전 같으면 북한이 날뛰었을 텐데 지금은 전혀 반응도 없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적어도 1주일, 10일 안으로 김 위원장의 동정이 보도 안 되면 와병설이 기정사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유고 시 대응방안을 주로 언급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우선 일각에서 나오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이복남동생 김평일 전 체코대사 후계자론은 중국에 달렸다고 봤다. 유 원장은 “김평일은 40년간 해외에 있다 작년 말에 북한으로 돌아왔다”며 “김평일의 북한 내 정치적 영향력은 제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변수가 있다. 중국에서 ‘김여정 갖고 안된다’며 백두혈통의 남은 인물을 찾으면 김평일밖에 없다”면서 “친중정권을 생각한다면 김평일을 내세워 북한 후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김여정 집권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10살도 안 된 자식 3명 있다. 이들에게 권력 승계가 안 되고, 김여정도 어리기 때문에 집단지도체제가 나올 가능성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와 김창선 서기실장(비서실장) 아래 잠정적으로 김여정의 집권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자승계만 가능한 북한 현실에서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발→대응→中 개입→美 개입 가능성”

김용현 전 작전본부장은 전쟁 가능성을 주시했다. 김 전 본부장은 “북한이 내부위기 극복용으로 도발하면 우리도 대응해야 한다. 이후 북한이 역대응하고, 우리가 추가대응하는 과정에서 국지도발이 전면전 성격으로 확산할 가능성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더욱이 북한의 불안정 사태가 가속화되면서 무정부 상태가 되면 중국의 개입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 높다”면서 “중국이 개입하면 미국도 가만 안 있는다. 국제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준 전 차관보는 김 위원장 유고 시 북한 위험 요소는 크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이 전 차관보는 1994년 김일성, 2011년 김정일 사망 시 큰 혼란이 없었던 예를 들며 “과거 선례를 볼 때 북한 내 권력승계에 따른 불확살성과 체제 위협은 오히려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이 죽는다고 해서 북한 체제나 정책이 급격히 변하는 건 아니다. 붕괴하지도 않는다”며 “‘우리 안보가 위태로워질까’ 겁 먹을 필요도 없고 조기통일과 같은 희망을 갖는 것 또한 비현실적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평화에 도움되는 최선의 새로운 정책이 들어서도록 미국·중국 등 관련국과 외교·군사적인 긴밀 협조가 최선의 방책이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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