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했던 민주당 금투세 토론회…당내 분위기는 유예론으로

시행조·유예조로 나뉘어 금투세 논리 대결 펼쳐
중진 의원 "물러설 때도 있어야" 유예에 무게
박찬대 원내대표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각"
시행 주장 의원 "금투세와 주가 하락 관련성 無"
당 정책위, 코리아 부스트업 5대 법안 당론 추진
  • 등록 2024-09-24 오후 5:19:24

    수정 2024-09-24 오후 7:01:21

[이데일리 김유성 이수빈 기자]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가 유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디베이트(토론회)를 본 지도부와 의원들 사이에선 국민 여론을 감안해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정책의총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준비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4일 민주당의 금투세 디베이트 직후 이데일리가 당내 의견을 취재한 결과 유예론에 좀더 힘이 실리는 반응이 나왔다. 토론에서는 유예론과 시행론이 팽팽하게 맞섰으나 금투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다.

2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을 본 수도권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토론회를 보면서 유예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당직을 맡았던 이 의원은 “금투세 자체에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면서 “한 발 물러서야 할 때는 물러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연말 산타랠리가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면서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주가가 떨어진다면, 투자자들의 비판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 일부 투자자들이 입장해 금투세 폐지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정책의총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진성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토론회 참관을 요구하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등 개인투자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도 투자자들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과연 금투세 도입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공직자 출신 재선 의원은 “금투세 시행과 주가 하락이 연결된다는 근거가 명확하지가 않다”면서 “논리적으로는 시행팀이 더 우세했다”고 평가하며 “유예를 선택하면 폐지가 답인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기재위 소속 다른 민주당 의원은 “금투세는 여야합의로 통과한 법안이기 때문에 유예로 뒤집으려면 이를 찬성하는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아져야 가능하다”면서 유예론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팀과 시행팀으로 나눠 토론을 했다. 유예팀은 금투세 시행에 앞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 주가를 올릴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시행팀은 금투세 도입에 따른 조세정의 실현을 내세웠다. 거래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반박했다.

토론회 후 당 정책위는 토론회 결과에 따라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 △독립이사 의무화 △감사의 분리선출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총 의무화 및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 등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를 법률안으로 성안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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