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불안' 증시 연저점에 신저가 1272개 쏟아져

8월 ''검은 월요일'' 이후 126일 만에 1000개 넘어
거래종목 2631개 가운데 신저가 1272개…48%
2개 중 1개꼴로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주가
"과거 2차례 탄핵 정국 당시에도 코스닥 낙폭 커"
  • 등록 2024-12-09 오후 4:29:32

    수정 2024-12-09 오후 4:29:32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 장기화로 국내 증시가 연저점을 경신하자 52주 신저가 종목이 1270개 넘게 쏟아졌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시에 폭락한 지난 8월 ‘검은 월요일’ 이후 넉 달 만이다.

9일 한국거래소와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52주 신저가(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한 종목은 1272개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종목 2631개(상장종목 2735개)의 48.3%에 달하는 수치다.

상장사 52주 신저가가 종가 기준 1000개를 넘어선 건 지난 8월 5일 ‘검은 월요일’(1357개) 이후 처음으로 126일 만이다. 8월 당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중동의 전쟁 확산 가능성 등 우려 요소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며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77%, 코스닥은 11.3%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으로 탄핵 대치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나란히 연저점을 찍었다. 코스피는 2.78%(67.58포인트) 밀리며 2360.58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은 5.19%(34.32포인트) 빠지며 627.01에 장을 마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말 윤 대통령 탄핵이 부결(정족수 부족)됐고 민주당이 탄핵 소추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치 불안정에 원·달러 환율이 1430원에 도달했고, 위험자산 선호심리 위축에 증시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에서는 938개 거래종목(상장종목 959개) 가운데 42.6%에 달하는 400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POSCO홀딩스(005490)는 이날 4% 넘게 하락했고, 장중 25만 2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특히 최근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KB증권이 POSCO홀딩스에 대해 단기적으로 철강 업황 개선 가시성이 떨어지고, 신사업 부문에서 2025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 분석하며 투심을 더욱 악화시켰다.

LG화학(051910)도 이날 7% 넘게 하락하면서 장중 24만 6000원을 기록, 신저가를 새로 썼다. 아울러 LG전자(066570)(-2.23%), LG이노텍(011070)(-4.32%) 등 LG(003550)그룹주들이 줄줄이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외 SK(034730)(-3.70%), SK케미칼(285130)(-4.27%), 호텔신라(008770)(-5.90%), 신세계(004170)(-4.11%), 롯데케미칼(011170)(-5.53%), 롯데쇼핑(023530)(-4.34%)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연이어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693개 거래종목(상장종목 1776개) 가운데 51.5%에 달하는 872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셀트리온제약(068760)이 5%대 낙폭으로 4만 9600원까지 밀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솔브레인(357780) 역시 5% 이상 밀리며 15만 9600원까지 하락,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어 메디톡스(086900)(-4.19%), HK이노엔(195940)(-4.58%), 차바이오텍(085660)(-7.15%) 등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재원 연구원은 “과거 2차례 탄핵 정국 당시에도 코스닥 낙폭이 코스피 낙폭 대비 컸다”며 “중·소형주 투자심리에 더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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