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STO 법안 재발의…韓 토큰증권 시장 날개달까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25일 STO 법안 발의
분산원장 기술 사용한 ‘토큰증권’ 거래 허용
증권사 없이 STO…‘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
미술품·한우 등…투자계약증권도 유통 가능해져
장외시장 형성 가능…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
  • 등록 2024-10-28 오후 4:24:36

    수정 2024-10-31 오후 2:23:52

이 기사는 2024년10월28일 15시2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토큰증권발행(STO) 법안이 25일 발의되면서 STO 업계가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STO 제도화 관련 주식·사채 등의 전자 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토큰증권 법적 근거 신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 △장외거래중개업자 신설 △투자자 보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김 의원실은 “STO 제도화는 그간 시장에서 제기된 분산원장을 활용한 증권발행 수요를 반영한 것이며 향후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증권이 출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해 현행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체계하에서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한 전자적 증권인 토큰증권을 제도화하기로 허용했다.

분산원장 기술 사용 허용…‘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분산원장 기술은 정보를 다수 참여자가 공동으로 기록·관리해 무단 삭제 및 사후 변경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증권에 분산원장이 도입되면 발행 시 효율성, 보안성, 시스템 안정성, 투명성 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한 토큰증권 거래가 가능해진다. 증권의 디지털화를 위한 인프라 제도에 해당하는 전자증권법에서 주식 등의 전자등록 및 관리에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도 신설된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증권사와의 연계 없이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하고 관리할 수 있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제를 신설해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전자등록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법안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현재 투자계약증권, 신탁수익증권 등을 발행하고 있는 조각투자사들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을 통해 발행사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옥션(063170)블루, 열매컴퍼니, 갤럭시아머니트리(094480), 다날(064260) 자회사 다날엔터테인먼트 등 다수의 조각투자사들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을 준비 중이다.

투자계약증권도 유통된다…미술품 한우 조각투자업계 “환영”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비정형증권인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을 허용하는 규율 근거가 포함됐다. 투자계약증권을 포함한 모든 증권이 자본시장법상 증권의 유통에 관한 제도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투자계약증권과 같은 비정형적 증권도 온라인 상에서 다수 투자자 간에 거래되는 유통시장이 형성될 수 있게 된다.

올해 시장에선 미술품과 한우 투자계약증권이 발행된 바 있다. △열매컴퍼니(미술품) △서울옥션블루(미술품) △투게더아트(미술품) △스탁키퍼(한우) 등이다. 현행법상 투자계약증권은 발행과 청산만 가능하고 증권을 유통할 수 있는 별도 시장이 없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시 조각투자사들이 발행한 투자계약증권은 유통 시장에서 2차 거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조각투자사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의 경우 발행 이후 유통이 되지 않아 환금성에 제약이 따랐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로 투자계약증권 2차 거래가 가능해지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TO를 통한 자금 조달 역시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외시장 형성 가능…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

다양한 장외시장 형성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담겼다. 장내 시장인 거래소 시장과 다자간매매체결회사 외에도 투자중개업자(장외거래중개업자)를 통해 다수 투자자 간에 증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탁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등의 유통 시장이 형성되도록 투자중개업자를 통해 다자간 장외거래를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장외거래중개업자 등 새로운 역할이 늘어남에 따라 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 과도한 고위험 투자로부터 일반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투자중개업자를 통한 장외거래의 경우 투자목적, 재산 상황, 투자 경험 등에 따라 일반투자자의 투자 한도를 제한하기로 했다.

“STO 법안 연내 통과 기대”

증권사, 은행, 조각투자사 등 STO 업계는 법안 발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STO 업계 관계자는 “연내 개정안 통과로 빠르게 시장이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업계는 그간 대규모의 투자금을 쏟으며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하지만 법제화가 미뤄지면서 그간의 투자가 매몰 비용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이 그대로 발의되면서 업계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투자자 투자 한도 제한, 토큰증권 발행·유통 분리, 광고 규제 등에 대한 업계 요구가 반영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개정안 통과 이후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적 제도가 갖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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