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동의하지만"…주호영 단독 드리불에 국힘 내부 '부글부글'

국민의힘 중진들 "합당은 민심"…시기·방식 두고 묘한 입장차
정진석 "통합이 자강이다" vs 홍문표 "자강 시스템 정착해야"
비대위, 주호영 권한대행의 독자적 합당 추진에 불만 표시
"합당은 안철수가 먼저 제안…국민의힘, 재보선 민심 받들어야"
  • 등록 2021-04-14 오후 3:07:41

    수정 2021-04-14 오후 9:36:52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한 합당이란 큰 틀에는 동의하지만, 당내 논의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밀어붙이는 식의 방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맞물리며 묘한 긴장감도 감돌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가운데)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중진의원들과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국민의힘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과 중진의원 간 연석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진의원들은 “통합이 순리이고 그것이 당원들의 뜻에 부응하는 태도”라고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합당 시기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자강이 먼저냐, 통합이 먼저냐 논란이 있는데 저는 통합이 곧 자강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일 대오, 더 큰 제1야당을 만들고 더 단단해진 야권의 세력을 구축하는 게 어떻게 자강이 아닐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문표 의원은 “우리당은 지금 자강 시스템이 있지 않다. 바람이 어느 한 쪽에서 세게 불면 흔들리게 돼 있다”며 “정체성을 회복하는 자강이 시스템으로 정착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12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주 권한대행을 규탄했다. 주 권한대행이 내부의견 취합 전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의 한 비대위원은 “합당을 먼저 얘기한 건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집으려고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며 “이제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든 안하든 개인의 선택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4·7 재보선 이후 국민들이 표심을 몰아주면서 문재인 정부의 잘못에 대해 당이 제 역할을 하라는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정당 활동은 사라지고 국민의당과 통합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불만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합당과 관련해 주 권한대행의 행보를 ‘단독 드리블’이라고 표현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주 권한대행은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8일 안 대표와 만나 양당 통합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자리에서 주 권한대행은 안 대표에게 합당에 대한 국민의당 입장을 정리해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안 대표는 지난 12일부터 전국을 다니며 합당에 대한 시·도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다음 주까지 내부 의견수렴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내 여론을 취합할 계획이다. 이날 의총에서 국민의당과 합당하고 통합 전당대회를 개최할지, 먼저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를 선출하고 합당할지를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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