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서울시가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 완화 및 공항권역 발전 구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서구 노후 저층 주거지역이 재개발 동력을 확보해 변화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과 이번에도 ‘희망고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회의감이 교차하고 있다.
| 서울 강서구 공항동 송정역 일대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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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항공 고도제한 국제기준 전면 개정을 앞두고 공항권역 발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현 ICAO 지침은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활주로 반경 4km 내 건축물 높이를 해발 57.86m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 기술이 발달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일률적인 높이 규제를 완화하고 해당 국가에 폭넓은 자율성을 부여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해 2028년에 시행할 계획이다.
강서구는 김포공항 때문에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에 걸려 있다. 재개발을 하려고 해도 15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졌고, 이는 저층 노후 빌라촌이 형성되는 원인이 됐다. 강서구는 고도제한으로 인한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규모를 약 59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는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강서구 개발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공항과 인접한 저층 노후 주거지인 강서구 공항동, 방화동과 이밖에 화곡동, 가양동 등이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손꼽힌다. 특히 방화동은 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 환승역인 김포공항역과 인접한 데다 마곡 개발 배후 주거지로 가치가 뛸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다만 지역에서는 기대감과 신중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고도제한 완화 논의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거론됐으나 정작 현실화한 적은 없는 탓이다. 방화동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집값이 정말 뛸 것이냐’는 문의가 많아졌고 외지인 방문도 생겼다”고 말하면서도 “섣불리 사업이 잘될 것이란 대답은 못 한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강서구청 관계자는 “이전의 고도제한 완화 논의는 ICAO 국제기준 개정이 멀었을 때 진행됐으나, 이번 경우는 초안이 나왔고 시행 시점도 가시권에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개정안 시행에 발맞춰 강서구의 발전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