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두려워 아파도 끙끙…‘찢어진 어깨 힘줄’, 다양한 방법으로 재생

  • 등록 2024-09-12 오후 1:18:25

    수정 2024-09-12 오후 1:18:2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어깨는 몸통과 팔을 잇는 부위로, 우리 몸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넓은 관절이다. 360도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일상생활에서 하루 평균 3000~4000번씩 사용된다. 어깨의 구조물 중에서도 주변을 감싸는 근육인 ‘회전근개’는 어깨의 동작을 정교하게 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가 건강해야만 팔을 위로 들거나 옆으로 움직이는 동작을 할 때 어깨뼈가 주변의 뼈들과 충돌하지 않는다.

◇ 수술만이 답이라고 오해해 병 키우는 환자 많아

이런 회전근개가 찢어지거나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은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했었는데, 최근에는 어깨에 무리를 가하는 습관, 과도한 운동, 스트레스, 피로 누적 등의 영향으로 젊은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연세본병원 이재욱원장은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보통 부위를 특정할 수 없는 통증과 어깨 깊은 부위의 욱신거림이 느껴진다”며 “어떤 환자는 팔의 위쪽까지 아프거나 저리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움직임의 제한, 야간 통증, 팔의 힘이 떨어지는 느낌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회전근개 파열은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는 인식 탓에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번 파열된 회전근개는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파열 범위가 1년에 4㎜씩 커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힘줄이 퇴축돼 파열 범위가 커지거나 힘줄에 연결된 근조직이 지방조직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이는 곧 봉합할 수 있는 힘줄이 없어져 수술도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 ‘콜라겐 주사 요법’으로 파열된 힘줄 재생 유도

과거에는 회전근개를 다치면 봉합하는 수술 외에는 답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들도 안정성 및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수술까지는 필요 없는 환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졌다. 이재욱 원장은 “콜라겐을 주입하거나 골수를 자극하는 등 보존적 치료로 어깨힘줄의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힘줄의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들이 많다. ‘콜라겐 주사 요법’은 콜라겐을 주입해 파열된 힘줄의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회전근개의 힘줄들은 ‘1형 콜라겐’으로 이뤄져 있다. 정상 회전근개를 현미경으로 보면 콜라겐 조직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지만 파열된 회전근개에서는 불규칙적이거나 단절된 모습을 보인다. 정밀 초음파로 단절된 부분에 콜라겐을 골고루 주입하면 힘줄 세포기 분화되고 증식해 회전근개가 어느 정도 재생된다.

◇ ‘골수자극 재생술’로 회전근개 치유 돕기도

콜라겐 주사 요법은 의료현장에서 오랫동안 써왔기 때문에 부작용은 적지만 경우에 따라 효과가 약할 수 있다. 특히 퇴행성 변화가 너무 오래돼 근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회복력 자체가 낮은 고령의 환자에게는 ‘골수자극 재생술’을 고려한다. 특수 바늘을 이용해 어깨뼈에 1mm 가량의 구멍을 여러 개 만드는 시술이다.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골수에는 여러 성장인자들이 포함돼 있는데 수개월에 걸쳐 어깨 관절의 환경을 개선해 회전근개의 재생을 돕는다.

이재욱원장은 “이러한 보존적 치료법들은 통증은 심하면서 수술은 부담되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수술을 늦춰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찢어진 회전근개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봉합이다. 미국정형외과학회(AAOS)는 보존적 치료를 6~12개월 이상 시행해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파열의 크기가 3cm 이상인 대파열인 경우에는 봉합술을 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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