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내 얘기…복수할 것" 고데기 학폭 피해자의 고백

'청주 여중생 고데기 사건'에 자신의 과거 떠올린 피해자
"기분 나쁘면 포크로 찌르고, 맞아서 홍채 찢어지기도"
"고데기에 데어 2도 화상…아직도 자국 있다"
"가해자 중 한 명, 간호사 됐더라" 분통
  • 등록 2023-02-08 오후 2:17:48

    수정 2023-02-08 오후 2:28:50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가해자들의 SNS를 봤는데, 단체 후원도 하고 간호사 자격증, 심지어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땄더라. 너무 화가 나고 소름 끼쳤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문동은(송혜교 분)처럼 처참한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그의 팔에는 고데기로 만든 흉터까지 선명했다. 그는 자신의 학폭 피해를 고백하며 가해자들에게 복수하고 싶다고 밝혔다.

‘더 글로리’ 송혜교.(사진=넷플릭스)
7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고민커트살롱’에는 학교 폭력 피해를 고백한 의뢰인 박성민 씨가 출연했다. 이날 박씨는 “중학교 2~3학년 때 동급생 두 명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 많이 맞았고 고데기로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른팔에 선명하게 남은 화상 자국을 보여주며 “2도 화상을 입어 아직도 자국이 있다”고 울먹였다.

이어 “가해자들이 기분이 나쁘면 포크로 제 온몸을 찔렀다”며 “플라스틱 파이프로 때려 홍채가 찢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온 몸에 피멍 자국이 있었다고도 했다.

박씨는 감금당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우리 부모님께 내가 가출했다고 알리고 본인 부모님께 오갈 데 없는 날 재워줘야 한다고 거짓말했다”며 “(가해자들 집에) 한 번 가면 3일씩 감금됐다”고 말했다.

뒤늦게 학교 폭력 피해를 알게 된 박씨의 부모님과 학교 측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가해자들을 처벌했다. 한 명은 처벌받았지만 다른 한 명은 봉사 40시간, 일주일 정학 처분으로 마무리가 됐다.

‘가해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질문에 박씨는 “SNS를 봤는데 단체 후원이라든지, 간호사 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더라”며 “화가 나기도 하고 소름 끼치기도 했다. 너무 화가 나서 말을 못 하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네가 걔네와 어울려서 그렇게 된 거 아니냐’는 말이다. 저는 잘못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이들에게 복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주 여중생 고데기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지난 2006년 청주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장면과 유사하게 중학교 3학년 학생 3명이 동급생인 피해자 A씨에게 고데기로 팔에 화상을 입힌 사건으로 가해자들은 무려 20일간 A씨의 팔을 고데기로 지지고 야구 방망이, 주먹 등을 이용해 폭력을 가했으며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학교폭력을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에 해당 장면이 등장하면서 17년 전 사건은 다시 주목을 받았다. 지난 달 25일 JTBC에 따르면 고데기 학폭 사건의 주동자로, 미성년자임에도 이례적으로 구속됐던 B양은 보호관찰 조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전과도 남지 않았다. 소년법에 따라 금고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경우 전과기록에 남지만, 보호처분은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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