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동현 기자] 취업박람회 부스를 부수는 등 동덕여대 공학 반대 행동으로 촉발된 과격 행위에 대해 총학생회 측이 “학교의 비민주적 태도에 분노한 학생들의 불안감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18일 입장을 밝혔다.
|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 설치된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는 학생들에 의해 계란과 밀가루 등을 뒤집어 쓰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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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학교가 이미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을 꾸려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진행했고 교무회의 안건 상정까지 이뤄졌다”며 “학교 측이 ‘논의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이렇게 공학 전환을 강하게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여성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 훼손 우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교육권 증진이라는 설립 이념에 반하는 개편을 시행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학생 측은 여러 차례 대화를 요청했으나 11월 11일에 약속된 면담에서조차 학교 관계자들이 불참하며 회피했다”며 “학교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우리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묵살당하면서 학생들의 분노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시위 방식에 대해선 학교의 탓으로 돌렸다. 최 회장은 “기존에는 필리버스터나 피켓 시위 같은 방법을 고려하고 있었다”며 “학교의 비민주적 태도와 지속된 소통 거부가 학생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이런 행동까지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지난 15일 이러한 시위로 발생한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 원에 달한다고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발표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학교가 학생회에 3억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라며 “구체적 근거 없이 과도한 금액을 제시하며 학생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총학생회는 오는 20일 전체 학생 투표를 통해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에 학생들의 ‘공학 반대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