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미우 외에도 최근 디올, 마르니, 마르틴 마르지엘라 등 여러 고급 브랜드에서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울, 실크, 폴리, 니트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발라클라바가 등장하며 패션 리더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기존의 투박한 스포츠 의류에서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무드의 평상복으로 재탄생하며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기존 발라클라바는 스키나 등산 등 야외 스포츠의 필수 아이템이었다. 추위를 막아줌과 동시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레이싱 드라이버들은 안전을 위해 방염 발라클라바의 착용이 필수로 요구된다.
발라클라바는 트렌치코트와 항공 코트처럼 군인들의 장비에서 시작됐다. 전쟁을 위해 착용했던 투구가 변형된 형태다. 11~14세기 일어난 종교전쟁인 ‘십자군 전쟁’ 당시 착용한 쇠사슬로 만들어진 투구와 유사하다.
1854년 영국, 프랑스, 오스만 제국의 연합군과 러시아 육군이 벌였던 크림 전쟁 당시에도 추위를 극복하기 위한 털실 복면을 착용했다. 당시 영국 연합군은 러시아의 추위를 버티기 위해 뜨개질로 헤드기어를 만들어 사용했고, 이가 발라클라바의 형태를 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자라와 H&M과 같은 SPA 브랜드에서도 발라클라바를 판매 중이다.
특히 다수의 연예인들이 착용하며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정려원,강민경, 김나영, 차정원 등이 착용 사진을 SNS에 올리며 유행을 선도했다. 이 외에도 윤승아, 장원영, 유인영 등도 발라클라바를 애용하고 있다.
김재경처럼 아예 직접 발라클라바를 만들어 쓰는 사람들도 늘었다. 11월 중순 올라온 유튜브의 발라클라바 제작 튜토리얼 영상은 조회수 3만 3000회를 기록중이다.
소비자들은 특이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스타일을 장점으로 꼽았다.
자라의 발라클라바(2만 9000원)를 구매한 오세린(가명,31세)씨는 ”한파에 매우 유용하다”며 “후드 모자를 쓴 느낌이라 튀지 않고 멋스럽다”고 말했다.
네이버 블로거 '승재'씨는 브랜드 시눈의 발라클라바(4만 8000원)를 구매했다. 그는 “후드 겸 목도리와 넥워머 기능을 하는 다재다능한 패션 아이템”이라며 “생각 이상으로 따뜻하고, 착장에 포인트가 된다”며 추천했다. 주위에서 실제로 보고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막상 후드티처럼 얹으면 부담스럽지 않아 예쁘다고 덧붙였다.
직접 발라클라바를 뜨개질해 만들었다는 정재연(가명, 24세)씨는 “모양과 색을 다양하게 배합해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수제 발라클라바의 장점”이라며 “만드는 방법이 쉬워 하루면 충분해 특이한 발라클라바를 찾는다면 추천”이라고 전했다.
이수진 패션플랩 대표는 "2018년 첫 등장 당시 기후 온난화와 미세먼지로 인한 마스크 착용에서 시작된 패션이 현재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가 필수 아이템이 되면서 유사한 형태의 발라클라바가 간편한 복장으로 인식돼 인기가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연예인과 같은 패션 리더들이 유행을 제시하면 시장에 전파가 되고 팔로워들이 따라가는 성숙기가 진행된다. 현재 발라클라바는 그런 성장 단계에 있는 것”이라며 “특이한 것을 찾는 대중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