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국민 자존심 지키기 위해 금호타이어 인수 참여"

김 회장, 27일 대전상의서 금호타이어 인수 입장 발표
타이어뱅크 상장 또는 회사담보 제공 등 자금조달 계획
"현재 해외 유수기업 2곳이 공동인수에 참여의사 밝혀"
  • 등록 2018-03-27 오전 10:36:49

    수정 2018-03-27 오전 10:40:16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27일 대전 서구 상공회의소에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창업 20여년 만에 타이어 유통업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성장시켰다. 이제 제조업에 뛰어들 생각”이라며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이 추진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면서 “국민 여론과 노동조합,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면 그간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한 후 다시 사랑받는 금호타이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안과 관련해서는 “금호타이어가 생존하려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가동률을 높여야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IMF때 금 모으기 운동을 해 이겨냈던 것처럼 국민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때까지 금호타이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생산성 개선에 협조해야 한다.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2년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금호타이어 노조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그는 “한국 내 공장까지 모두 중국 기업에 매각된다면 국민의 마음과 자존감에 큰 상처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국민들이 금호타이어가 한국 기업으로 남기를 바라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며 “타이어뱅크가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일자리 보호와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유출을 막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경영 정상화 후에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 방안으로는 “타이어뱅크는 한국에서 가장 건전하고 건실한 기업이다. 타이어뱅크를 직접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있고, 타이어뱅크를 통째로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차입금을 통한 인수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한 더블스타 인수 시 채권단이 제시한 2000여억원 지원 약속도 향후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기업과의 합작도 새로운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현재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의견을 조율 중이다. 이들 해외 기업들은 금호타이어의 강성 노조를 인수에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타이어뱅크가 국내 공장을 맡는 조건으로 공동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내 공장 만큼은 국내 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국민적 자존심이다. 교착 상태에 있는 채권단과 노동조합, 더블스타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없다. 특히 강성노조로 인해 국내 어디에도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회사가 없다. 우리의 자존심을 위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인수에 참여하게 됐다”며 “현재 모든 사항을 파악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고난 후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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