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군 1500명이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과 호위함 3척을 이용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동했다. 추가 이송을 통해 파병 규모가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앞서 1973년 4차 중동전쟁(용키푸르 전쟁)과 1960~70년대 월남전 당시 소규모 전투기 조종사들을 파병한적 있지만, 사단급 병력을 전쟁에 보낸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파병 부대는 북한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11군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풍군단은 수도권 및 후방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 총 10개 여단을 보유한다. 이중 4개 여단에 해당하는 약 1만 2000명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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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CNN은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공유한 영상을 토대로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북한 군인들이 긴 줄을 서서 군복을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은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모자, 유니폼, 신발 사이즈를 설문지에 기재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그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각종 무기를 공급해 왔다. 우리 군 분석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70여차례에 걸쳐 컨테이너 1만3000개 분량이 러시아로 갔다. 이는 포탄, 미사일, 대전차로켓 등의 북한제 무기들로 추정된다.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외통위 위원들은 20일 성명에서 “지난 6월 김정은과 푸틴은 평양 정상회담에서 ‘상호 군사원조’ 조항을 복원하는가 하면, 러시아도 북한에 병력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해 비준을 앞두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침략전쟁을 러시아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정세에 큰 위협이 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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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가세에 따른 상황 변화 때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우크라이나 파병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북한의 파병 결정에 대해 “현재까지의 우리의 공식 입장은 ‘확인 불가’이지만, 물론 이 입장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크리스토프 르모안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 역시 “만약 이 정보가 확인되면, 이는 극도로 우려스럽고 심각한 전개”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 역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포탄 등 살상무기 제공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국방부, 국가정보원 핵심 관계자 등이 참석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긴급 안보 회의’에서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비살상무기만 지원해 온 우리나라에 우크라이나와 서방국들이 살상무기 지원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것에 대한 논의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포탄 부족분을 우리의 155㎜ 포탄으로 채워 왔다.
단, 정부로서는 러시아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살상무기 지원을 결정하기보다는 미국, 일본 등과 연계해 북한의 파병 결정을 규탄하고, 독자 및 공동 제재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6일 한·미·일 등 11개국은 지난 4월 말 러시아의 임기연장 거부로 활동이 종료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대체 조직인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을 출범시켰다. 유엔 외부에서 활동하지만 전문가 패널과 마찬가지로 대북제재 결의 위반 의심 상황 등을 조사하고 보고서 등을 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