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27)씨와 만남을 앞둔 조진태 5·18재단 상임이사는 30일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죄를 사죄하는 손자의 모습이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오전 광주 서구 모 호텔 앞에 도착해 인사한 뒤 5·18 관계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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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태 상임이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씨가 광주를 찾아 ‘늦게 와서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최선을 다해 억울한 마음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인 데 대해 “가슴이 먹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상임이사는 “전두환은 사죄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떴지만, 우리는 전두환의 죄과 결코 사라지거나 덮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어왔다”며 “지금 이 상황, 역사적 죗값을 치르지 않은 범죄자가 어떻게 후손들에 의해 다뤄지고, 받아들여지는지 (전우원씨가) 적나라하게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우원씨 이야기를 들었는데 본인의 심리적 부담이 얼마나 컸던지 말 속에서 절절하게 묻어난다”며 “본인이 어릴 적 ‘자기 가족들은 5·18 피해자’라고 교육받아왔다고 했는데 본인이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깨달으면서 직계후손으로서 져야 될 심리적 부담이 얼마나 크셨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쓰럽다. 본인이 처벌을 무릅쓰고 귀국까지 했고, ‘전두환 후손’이라는 굴레를 한 청년이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며 “(예정된 만남이) 과거사를 풀어나가는 계기나 동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전우원(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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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씨가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며 마약을 투약한 데 대해선 “전씨가 본인 신상이나 가족관계도 구체적으로 밝혔다”며 “어제 경찰조사서 마약 음성반응이 나왔다.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전두환에 대해 학살자라고 하는 전씨의 명확한 주장 등은 지속성을 갖고 있고,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씨의 폭로 중 가장 중요한 대목으로 비자금 의혹을 꼽으며 “출처를 알 수 없는 검은 돈으로 가족들이 매우 호화스럽게 생활했다는 걸 폭로했다. (추징금을 내지 않은) 재산은 여러 방식으로 가족과 지인에게 상속했다는 게 대체로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전두환이 죽었더라도 불법으로 자금을 축적한 부분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