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러시아가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미사일을 구실 삼아 아시아·태평양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3국 회담으로 인해 한국과 그 주변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 4월 모스크바 러시아 외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FP) |
|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대한 대응’ 을 구실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 상황을 고조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비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및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와 같은 미국의 좁은 블록 프로젝트와 동등한 (수준으로) 업데이트된 3국의 선언을 볼 때, 3국의 군사·정치적 상호작용은 핵심을 촉진하기 위해 고안됐다”며 “(핵심은) 러시아와 중국을 봉쇄하고 미국 헤게모니 원칙, 즉 악명 높은 (서방 국가 중심의) 규칙 기반 질서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로 인해 한국과 그 주변국의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3국 회담에서 나온) 한국의 역내 국가에 대한 비우호적 정책이 한국과 주변국 간의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장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원에 대해서는 “대(對)러시아 제재 도입 또는 군사 지원 제공 등 우크라이나 키예프 범죄 정권에 대해 추가 지원한다면 (그 지원이) 어떤 형태든 한국은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국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 ‘캠프 데이비드 정신’,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을 도출했다. 3국의 협력 지침인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구체화한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는 확장 억제 및 연합훈련, 경제 협력 등에 대한 이행 방안이 담겼다.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에는 조기 경보 시스템 등 역내외 공동 위협에 대한 3국의 즉각적 협의와 공조 방안이 포함됐다.
미 국방부는 회담 사흘 뒤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기 경보를 포함한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한미일 ‘핫라인’ 등 소통선 구축과 관련해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