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은 이번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취임 100일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뒀지만 분위기가 어둡다. 한동안 당이 내홍으로 극한에 치달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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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지난 주말 ‘작심 기자회견’을 통해 격정을 쏟아낸 후 이날도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향해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를 100점 만점에 ‘25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윤 대통령의 ‘이XX, 저XX’ 발언을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에 들어오는 약간 지령 비슷한 역할”이라고 했다.
윤핵관을 향해선 “초초초우세지역구”에 있다고 거듭 험지 출마를 압박했다. 그는 “이들 지역구는 탄핵을 당해도 당선되는 곳”이라며 “여기 계신 분들이 재선을 위해 노력할 건 공천만 받으면 되는 것, 공천을 누가 주느냐에 따라다니는 경향성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이후 39일 만에 라디오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같은 강경대응은 가처분 인용을 위한 여론을 형성하면서 만약 가처분 기각의 경우에도 정치적 재기를 위한 명분 쌓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 이 대표는 법적 판단과 관련없이 온라인 플랫폼과 책, 언론 등을 통해 장기적인 여론전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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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에 친윤계·윤핵관이 아닌 보수 원로 정치인과 원외 선배 정치인까지 이 대표를 만류하고 나섰다.
보수원로 정치인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준석을 위로함’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이준석의 입장을 이해하려 한다.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전력질주한 사람에게 돌아온 대접은 ‘왕따’였고, 결과는 ‘당 대표 축출’이니 얼마나 화가 나고 서운했겠는가”라면서도 ‘양두구육, 삼성가노’ 표현엔 “도를 넘어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설에 불씨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그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지만 두 사람의 지지층이 모이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두 사람 모두 ‘반윤’(反尹)계로 돌아섰다는 공통 이력을 공유하면서 그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윤심’을 등에 업은 김은혜 전 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잠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태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라디오에서 “연대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연대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준석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이르면 16일 비대위를 우선 출범시킬 예정이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16일 비대위원 명단과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 인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명단 발표 후 이르면 16일 오후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비대위원 임명 의결 절차까지 마칠 계획이다.
오는 17일은 윤석열정부 출범 100일이다. 공교롭게 이준석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신청 건의 심리도 17일로 예정됐다. 법원 판단은 이르면 당일 나올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