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한국 이외에는 대안이 없으며 전세계적인 무기 발주 경쟁과 한국 방산업체들이 세계 방산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 전쟁은 이미 개전 2년 7개월, 햇수로는 3년차에 접어들었다. 당초 단기전으로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의 끝없는 장기화에 양측은 물론 미국, 유럽 등 관련국가들의 피로도도 점차 커지고 있다. 변 연구원은 “서방의 지원을 받아 전쟁을 간신히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는 무기 지원 중단을 공언해온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던 여름 이후부터 종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선의 향방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양측의 피로도와 손해 상황을 고려하면 종전은 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적으로 화해할 수 없는 이상 힘에 의한 평화, 전쟁 억지력 확보에 대한 국가간의 경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그를 지원한 서방국가의 전력 손실은 심각한 수준으로 현재까지 유럽연합(EU)국가에서 우크라이나에 공여된 중화기는 전차 829대, 155mm/152mm 곡사포 634대로 각각 EU전체 보유량의 21.4%, 30.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실된 전차의 수는 우크라이나의 기존 보유량을 포함 이미 919대에 달하며, 보병전투차 및 수송차량 등을 포함한 장갑차류의 손실량은 그보다 훨씬 많은 2464대이다. 변 연구원은 “이는 그대로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의 전력 공백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러한 공백을 채우기 위해 최근접 국가인 폴란드는 가장 먼저 한국에 대량의 무기를 발주했고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공여한 전차는 324대”라고 강조했다. 2022년 한국과 맺은 기본협약(Frame Agreement)을 통해 그 3배인 1000여 대의 K2전차 발주를 계획했고 1차 계약으로 180대를 발주했으며 2차로 또다시 180대 발주를 앞두고 있다.변 연구원은 “루마니아가 그 뒤를 잇고 있는데 7월 54문의 K9자주포를 발주했으며 K2전차와 천궁 등의 대공무기 발주도 유력하다”며 “이러한 유럽국가의 발주 움직임은 유럽 지도를 보면 명확하다”며 “지리적으로 가장 먼 서유럽 국가들의 국방비는 아직까지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유럽 국가가 느끼는 전쟁의 위협은 실재적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대로템(064350)의 K2전차 인도량은 올해 56대에서 내년 96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라인 증설을 통해 과거 연 80문 수준이었던 K9자주포의 인도량을 연 160문으로 늘렸고, 곧 240문 수준의 생산량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유럽에서의 무기 자체 공급 능력은 한계를 맞고 있어 한국의 역할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