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A씨의 동생 B씨는 지난 26일 CBS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과의 인터뷰에 자신의 형이 당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장수농협에 입사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지난해 1월께 C씨가 센터장으로 부임하며 시작됐다고 B씨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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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형에게) 인격 모독과 조롱 등은 기본이고 상하 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찍어누르는 등(행위를 했다)”며 “유언장에 의하면 (형은 상사들에게)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킹크랩을 사오라는 지시도 받았고, 실제로 택시를 타고 직접 가서 사비로 사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형이 평소 대장·항문 질환이 있었는데 (상사들이) CCTV로 개인 동선을 파악, 화장실 가는 횟수까지 확인해 면박을 주기도 했다”며 “사생활마저 없었다.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A씨의 유족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들과 괴롭힘을 방관하고 묵인한 책임자들을 상대로 한 진성서를 노동부와 농협중앙회 감사실에 제출한 상태다.
그는 또 “대학교 가서는 과대까지 하는 등 리더십이 있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항상 보였다”며 “C 센터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직원들도 저희 집에 놀러 왔고, 부모님 얼굴도 보고 소개해주는 등 재미있게 회사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회사에 C 센터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회사에서는 징계나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B씨는 “정식적인 인사 발령을 낼 수 있음에도, 구조적인 지시만 했다. 결국 사망 전인 2주 전부터는 가해자들과 어떠한 분리도 되지 않았다”며 “형의 평소 카톡을 보면 그분들의 이름 세 글자만 봐도 치가 떨리고 온몸이 떨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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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본인이 근무하던 사무실 앞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에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27일 근무지에서의 괴로움을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잠적했다. 당시 A씨는 결혼을 3주가량 앞둔 상태였다. 다행히 A씨는 경찰 추적을 통해 무사히 발견됐고, 농협은 이 사건을 계기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농협 측은 지난해 12월5일 정식조사결과 심의위원회를 통해 피신고인의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공인노무사가 작성한 조사결과보고서에 기초한 심의위원의 조사 결과에 따른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노무사는 C 센터장과 알던 사이라는 유족의 주장에 대해선 “전에 농협중앙회 근무를 했을 때 교육 차원에서 B씨를 한두 번 만난 적이 있다”며 “그렇지만 그 사실이 여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장수농협 측 역시 “아는 노무사가 따로 없어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노무사에게 연락하게 됐던 것이고 피고인과 일면식이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며 “당시 조사에서 직원들과 신고자의 주장이 상당히 달랐기 때문에 노무사가 그런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