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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 센터장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4월에 국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핵무기 보유’ 찬반을 물었는데 34%가 찬성했다”며 “핵 보유를 찬성한 응답자 가운데 90%가 트럼프 재집권 시 핵무장에 대한 지지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며 전문가들의 의견도 ‘핵무장론’ 찬성 흐름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현실가능성이 낮은 것도 핵보유론이 힘을 얻는 이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트럼프는 한국과 같이 잘사는 나라의 방위를 미국 세금으로 지켜주기보다는 한국의 핵보유에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본이 핵무장을 할 때 한국이 따라가지 못해서 동북아에서 한국만 비핵국가로 남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센터장과 일문일답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핵무장론이 뜨겁다
△2016년 처음 핵장론을 주장할 때만 해도 주변과 언론에서 “왜 저런대”라는 반응이었다. 지금은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2022년 만든 ‘핵자강전력포럼’ 전문가를 중심으로 내년에 핵담론 총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탄탄한 논리를 갖춘다면 핵무장론은 우리 사회 주류 담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미가 핵우산을 강화하는 공동성명을 했다
-미국과 핵 운용을 놓고 협의하는 단계가 됐음에도 불안하다고 보는 이유는
△결정적으로 ‘핵 버튼’은 대통령만 누를 수 있다. 한미 국방부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미국이 평양에 핵을 쏜다면 북한은 서울은 물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서울을 지키기 위해서 뉴욕을 포기할 수 있겠나.
-트럼프가 재선되면 대북정책도 바뀌지 않겠나
△가능성을 50% 정도로 본다. 현 정부의 주류 입장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존하면서 이를 강화한다는 방향이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그 이상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체 핵무장론자들이 트럼프가 재선되면 목소리를 낼 거다. 또 트럼프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거고, 연합훈련 할 때마다 비용을 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여론의 비난이 나올 것이고, 정부 정책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핵무장을 하면 국제사회 제재를 받을텐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로 대북 추가제재가 채택되지 않고 있다. 한국이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핵무장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유엔안보리에서 제재 채택을 추진하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
-핵개발 시 경제적 타격 우려도 크다
-원전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원자력 분야 제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핵무장론이 국가 생존을 위한 조치였다고 미국 정부와 전문가를 설득한다면 6개월~1년 사이에 제재 면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가동 중인 원자로의 핵연료는 한 번에 18개월을 가동할 수 있다. 또 한국은 18~24개월의 농축연료를 비축하고 있어 국제시장에서 농축우라늄을 사오지 못해도 3년 정도는 가동에 문제가 없다. 결정적으로 한국과 원자력 분야서 협력 중인 미국, 프랑스, 일본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외교적으로 고립 가능성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건 독재국가이고, 반미 국가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 가치를 같이하는 동맹이다. 이스라엘이 핵무장 했을 때 미국은 묵인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했을 때도 이들 국가에 제재를 했지만 중국 견제와 테러와의 전쟁 수행을 위해 제재를 풀어준 바 있다.
-핵 도미노 현상 발생하는 것 아니냐
△핵보유 반대론자는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일본과 대만도 핵무장을 하게 되고 핵확산방지조약(NPT)이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과 달리 국민 여론의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어 입장이 다르다.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국제사회가 한일을 동시에 제재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핵보유가 쉽게 가능해진다.
-현실적으로 핵무장을 가기 위해서는
△남북한·미·중·일·러 중에 우리만 비핵국가로 남는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서 일본 수준의 핵잠재력부터 시급히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핵무장을 위해서는 우호적인 국제환경이 조성되고, 대내적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담대한 지도자도 필요하다. 국내외 저항에 불복하거나 동요해서는 안된다.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담부서도 신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