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유명 떡갈비 먹다 잇몸에 ‘푹’ 박혀”…1cm 물질 정체는

B사 떡갈비서 나온 1cm 이물질
잇몸에 박혀 치과서 뽑았더니 ‘돼지털’
2년 실랑이 하다 “15000원 물어줬다”
  • 등록 2024-03-22 오전 9:05:39

    수정 2024-03-22 오전 9:05:39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유명 브랜드의 떡갈비를 먹다 잇몸에 이물질이 박히는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오히려 ‘블랙 컨슈머’로 낙인찍혔다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유명 떡갈비에서 나온 플라스틱처럼 뻣뻣한 1cm 길이의 돼지털. ( 사진=연합뉴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 중인 40대 A씨는 2022년 6월 인근 대형마트에서 B사의 떡갈비를 구입했다.

집에 와 해당 떡갈비를 먹던 중 무언가 잇몸을 강하게 찌르는 통증을 느꼈다. 치과를 찾아 이물질을 뽑아낸 A씨는 “1cm 길이의 예리한 플라스틱 모양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식약처로부터 ‘돼지털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식약처가 이물질을 빛을 통과시켜 분석하는 FT-IR과 X선을 이용한 XRF 등 2가지 검사를 진행한 결과, 돼지털과 유사율이 97~98%였다. 플라스틱과 유사율도 5%였다.

식약처는 해당 이물질이 돼지고기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B사에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라는 취지로 ‘주의’ 조치했다. 돼지털은 원재료에서 나온 이물질이므로 불가피하게 혼입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하지만 이후 A씨와 B사간 갈등이 깊어졌다. B사는 피해 보상으로 5만원에 해당하는 모바일 상품권을 제시했고 A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더 이상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2년간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A씨는 세계적인 업체의 유명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와 소비자가 피해를 본 데 대해 잘못을 인지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그는 앞서 같은 마트에서 외국 식품을 구입해 먹던 중 비닐이 나와 문의했더니 해당 업체 담당자가 바로 찾아와 사과하고 경위를 설명하며 90만 원의 피해보상을 제시한 적이 있었는데, 그에 비해 B사 고객 응대 방식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판매하는 업체답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단순히 돈을 원한 것이 아니며 대기업의 소비자 응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사과도 없이 5만 원짜리 모바일 상품권을 받던지 안 그러면 관두라는 식의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를 블랙 컨슈머로 낙인찍은 부분도 매우 불쾌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업체 측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한국소비자원에도 피해보상 중재를 요청해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던 중 B사는 지난 8일 A씨에게 떡갈비값에 3000원을 더한 1만 5000원을 보상했다.

B사 관계자는 “떡갈비는 돼지고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털이나 뼈가 간혹 나올 수 있다. 소비자가 과거 외국 식품기업의 피해보상 얘기를 하며 처음부터 과도한 보상을 요구했다”며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했으나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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