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6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수첩에는 메모가 빼곡했다.
이날 다수 매체의 카메라에 포착된 이 총리의 수첩에는 ‘해야할 일’이라고 시작하는 메모가 번호가 붙어 나열해 있었다. 첫 번째는 ‘잔불정리·뒷불- 감시-현지’, 두 번째는 ‘이재민 돕기 식사·숙박·의복·의료·학생공부·농업 등 시급한 생업’ 등의 내용이었다.
이 총리의 이러한 메모 내용은 전날 그가 직접 만난 강원도 산불 피해 이재민의 호소였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제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당부사항이 적힌 메모장을 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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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강원도 강릉시 이재민 대피소를 찾은 이 총리는 “집이 다 탔다. 좀 살려달라”, “어디가서 어떻게 사나”, “신도 못 신고 나왔다”는 말에 “말씀 드리겠다”며 이재민과 함께 바닥에 둘러 앉아 설명을 시작했다.
TV조선 ‘씨브라더’가 공개한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에 따르면 이 총리는 “우선은 여러분들 이렇게 합시다잉”이라고 말하며 이재민이 대피소에 있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돕겠다고 안심 시켰다.
이 총리는 생필품과 의약품, 농기구, 거처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저도 시골 출신이지만 시골 사는 사람들은 멀리 가면 안 되잖나. 임시 거처 컨테이너도 기왕이면 사시던 곳에서 가까운 쪽으로 해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타버린 볍씨까지 무상 공급하겠다”며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 사진=TV조선 ‘씨브라더’ 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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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걸레 하나도 못 갖고 나왔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재민에게는 “그렇게 하시길 잘 하신 거다. 괜히 거기 들어갔다가 더 다친다”고 다독였다.
이 총리의 이러한 모습에 누리꾼은 “뜬구름 잡는 얘기 하나 없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설명만 확실히 해줬다”,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공감능력만으로 이재민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총리는 6일 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 대통령께 건의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수첩 속에 있던 내용을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5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또 “이번 강원산불 피해를 최단 시일 내에 복구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필요하면 내일이나 모레 다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사후 관리 상황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