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벼락부자?…투자 고민된다면[왓츠 유어 ETF]

'트럼프 시대' 속 비트코인 열풍
현·선물 ETF부터 인버스·레버리지까지
"비트코인 하나의 자산으로 거듭…무시 못해"
  • 등록 2024-11-30 오후 2:01:34

    수정 2024-11-30 오후 8:20:25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

지난 7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열린 당시 미국 대통령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입니다. 이 한마디는 그야말로 세계 금융시장을 뒤집어놨습니다. 그동안 제도권에서 벗어나 있던 가상자산이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된 셈이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월 27일 미 테네시주 내슈빌 뮤직시티 센터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
‘크립토 대통령’, 비트코인 시대 여나

‘트럼프 시대’가 다시 도래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가상자산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올해만 130% 넘게 상승하며 한때 10만 달러선 진입을 눈앞에 둔 적도 있습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뛰자 다른 알트코인 등도 덩달아 들썩였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가상자산 업계 단체인 디지털 체임버의 코디 카본 대표를 비롯해 앤드루 오닐 S&P글로벌 이사 등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 자산으로 비축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죠.

‘코인 불장’에 벼락부자가 됐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어떤 투자자들은 포모(FOMO·뒤처지는 공포)현상에 휩싸여 부랴부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고, 거래소를 선택해 주식에 투자하듯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다만, 지갑 관리를 스스로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해킹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죠.

이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뜨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을 추적하면서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죠. 글로벌 운용사가 비트코인을 보관하므로, 투자자들이 보안 등 관리에 주의를 상대적으로 덜 기울여도 됩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올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Shares Bitcoin Trust)인 티커명 IBIT가 있습니다. 또한, 피델리티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트러스트(Fidelity Wise Origin Bitcoin Trust)인 FBTC와 GBTC도 있습니다.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기반으로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 변동을 추적하는 ETF도 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보유하진 않고,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지만, 단기 가격의 변동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 SEC가 2021년 10월 최초로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인 BITO와 BTF 등이 있죠.
(사진=픽사베이)
美 비트코인 인버스·레버리지도…韓에선 아직

이밖에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을 얻는 비트코인 인버스 ETF도 존재합니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의 일일 성과를 역으로 추적하는 프로셰어즈 숏 비트코인 ETF(ProShares Short Bitcoin ETF)인 BITI와 비트코인 현물 가격의 일일 성과를 -2배, 역추적하는 SBIT도 있습니다. 반대로 비트코인 현물 가격의 일일 성과를 2배로 추적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BITU, BTCL 등도 있어 투자 전략을 짜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이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습니다. 이밖에 코인 거래소에 투자하는 ETF부터 여러가지 옵션 전략을 활용한 ETF까지 가상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점점 더 열리고 있습니다. ‘ETF 백화점’, 미국답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가상자산과 관련해 투자할 수 있는 ETF는 없습니다. 지난 2017년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가상통화 긴급대책’에서 행정지도를 통해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보유와 매입, 지분투자 등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제도가 아직 정비되지 않았죠.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트랜드에 맞춰 각 운용사들이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법과 제도가 허가해 주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앞으로는 좋든 싫든 비트코인 등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셈을 해봐야 합니다. 이제는 비트코인도 글로벌 금융 자금 움직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비트코인은 하나의 자산으로써 거듭났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몸집이 너무 커져서 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거대한 파도에 가로막혀 앞으로 헤엄쳐 나아갈 수 없다면 파도를 타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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