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그날…중국집 '춘래원'에서 무슨 일이?

극단 산 대표작 '짬뽕' 다시 무대에
2004년 초연 이후 매년 5월마다 공연
김원해 "현대사의 빚 탕감하는 마음"
시민이 일군 5·18 정신 전하고 싶어
  • 등록 2017-05-18 오전 6:30:00

    수정 2017-05-18 오후 3:48:20

연극 ‘짬뽕’의 한 장면(사진=극단 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5·18민주화운동 당시 초등학생이었다. ‘북한에서 침투한 무장공비를 군인들이 소탕하고 있다’는 뉴스를 그대로 믿었다. 대학에 가서야 뒤늦게 진실을 알았다. 현대사에 대한 빚을 진 것 같았다. 부채를 탕감하는 마음으로 ‘짬뽕’에 출연하고 있다.” (연극 ‘짬뽕’의 배우 김원해)

5월마다 찾아오는 중국집 ‘춘래원’ 이야기가 올해도 어김없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산은 중국집을 무대로 5·18민주화운동을 담은 연극 ‘짬뽕’을 지난 11일부터 서울 중구 구로5동 신도림 프라임아트홀에서 공연하고 있다.

2004년초연 이후 매년 5월 공연하는 극단 산의 대표작이다. 드라마, 영화로 종횡무진 중인 배우 김원해가 주인공 신작로 역을 맡았다. 2007년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작품에 출연했다. 최근 프라임아트홀에서 만난 김원해는 “‘짬뽕’은 연례행사처럼 매년 5월 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애정을 나타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진실을 알지 못했던 미안함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김원해는 “뒤늦게 진실을 알고 난 뒤 전두환 정권과 군부에 환멸을 느꼈다.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청소년기를 보낸 것에 대한 반성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중국집 춘래원 사람들이 1980년 5월 18일을 전후로 겪는 이야기를 웃음과 슬픔으로 버무렸다. 극단 산의 대표 윤정환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했다. 윤 연출은 “2002년 5월 18일 뉴스 헤드라인은 5·18민주화운동이 아니라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한일 월드컵 소식이었다. 나도 늦게서야 그날이 5·18인 걸 알았다”며 작품을 쓴 계기를 밝혔다.

그때 5·18민주화운동이 ‘코미디’라는 생각을 했다. 웃긴 코미디기 아니라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뜻의 반어적인 코미디였다. 윤 연출은 “2002년까지도 5·18민주화운동을 이야기하늘 걸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날의 진실을 연극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작품은 5·18민주화운동의 한 가운데에서 소시민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그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소박한 꿈으로 소소한 웃음을 전하는 등장인물들은 정부의 폭력 앞에서 이유도 모른 채 꿈을 잃고 죽음을 맞이한다. 윤 연출은 “5·18민주화운동은 시민의 힘으로 이룬 것이다. 영웅보다는 당시 시민의 마음을 무대 위에 펼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매년 공연을 올리는 이유는 작품의 메시지를 관객과 계속해서 나누고 싶어서다. 윤 연출은 “한국에서 장기 공연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럼에도 ‘짬뽕’은 소시민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연출과 김원해는 ‘짬뽕’처럼 한국 사회의 단면을 담은 작품을 앞으로도 계속 함께 올릴 계획이다. 윤 연출은 “우리나라의 어두운 면을 작품으로 그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원해는 “‘딴따라’로 살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시대가 안겨준 빚을 작품으로 갚는 것이다. 3년 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또 다른 빚을 받았는데 이 역시 연극을 통해 갚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원해 외에도 최재섭·김동준·구준모·김조연·송시우·김화영·장우정·문수아·채송화·허민선·권진란 등이 출연한다. 오는 7월 2일까지 공연한다. 전석 4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펑" 폭발음..포항제철 불
  • 필드 위 여신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