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백수저, 용산의 흑수저” 요리계급 전쟁에 춤추는 상권[0과 1로 보는 부동산 세상]

‘흑백요리사’가 그리는 맛지도 데이터로 읽는 상권의 진화
임대료의 높은 벽을 넘어 젊은 셰프들의 맛있는 반란
  • 등록 2024-10-12 오전 8:00:00

    수정 2024-10-12 오전 8:00:00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이게 ‘백수저’의 맛입니까.”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에서 ‘흑수저’ 셰프가 던진 한마디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급 식자재와 화려한 플레이팅으로 무장한 백수저 셰프의 요리 앞에서, 흑수저 요리사는 독특한 해석과 창의성으로 맞섰다. 단순한 요리 대결을 넘어, 서울의 상권 지도가 변화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요리 세계가 백수저와 흑수저로 나뉜 것처럼, 서울의 상권도 오랜기간 ‘강남’과 ‘그 외 지역’으로 구분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 나오는 상권과 관련된 데이터들은 이 구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흑수저 셰프들이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듯, 새로운 상권들이 전통적인 강남 중심 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다.

알스퀘어의 R.A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들의 식당 위치가 서울 상권의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하고 있다. 그들의 식당 위치는 단순한 주소가 아닌, 서울 상권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다.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의 식당은 서울 전역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특히 강남구(6곳), 용산구(6곳), 성동구(4곳)에 집중됐다. 이는 기존의 강남 중심 상권에서 용산과 성동 등 새로운 상권으로의 확장을 시사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용산’의 부상이다. 실제로 2024년 2분기 용산구 상권의 F&B 업종 신규 출점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이는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의 식당 6곳이 용산 지역에 위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강남의 경우,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R.A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강남구 도산대로 상권의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3.3㎡당 15만4176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공실률은 2023년 3분기 17.1%에서 2024년 2분기 2.5%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새로운 F&B 업체들의 진입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동 지역 역시 눈에 띈다. 2024년 상반기 성동구 상권의 F&B 업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 이는 ’흑백요리사‘ 출연자들의 식당 4곳이 이 지역에 위치한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흑수저 셰프들의 식당 위치다. 이들의 식당은 주로 용산구(5곳)와 성동구(2곳)에 집중됐다. R.A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이 지역 신규 임차인 중 30대 이하의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이는 젊은 셰프들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이 지역을 새로운 도전의 장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백수저의 식당은 강남구(5곳)와 서초구(1곳) 등 전통적인 고급 상권에 많이 분포해 있다. 기존의 명성과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의 차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전통 상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거래 데이터를 보면, 2024년 상반기 용산구와 성동구 상권의 F&B 업종 신규 출점 중 70%가 기존 업체의 지점 확장이었다. 이는 새로운 상권이 검증된 브랜드들의 실험장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흑백요리사로 대표되는 미디어의 영향력과 데이터로 확인되는 상권 변화는 리테일 시장의 새로운 지형을 예고한다. 강남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고급 상권과 용산, 성동 등 부상하는 신규 상권이 공존하며, 다양성과 역동성을 더한다.

이러한 변화가 서울의 상권 지도를 어떻게 재편할까. 해답은 데이터가 말해줄 것이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사진=알스퀘어)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