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애니까 얼굴 피해 때려"…알바생 폭행한 유명 고깃집 사장

경찰과 노동청 위법 행위 조사 착수
피해자 폭행으로 뇌진탕 진단받아
  • 등록 2024-06-01 오전 11:35:16

    수정 2024-06-01 오전 11:39:59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서울의 유명 고깃집 사장이 절도사건이 발생했는데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성년자 알바생을 폭행하고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장은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미성년자를 고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고깃집 사장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사진=연합뉴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의 모 고등학교 1학년인 A양(16)은 지난달 25일 자신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고깃집의 사장 B씨로부터 폭행당했다. 이로 인해 A양은 뇌진탕 진단이 나왔으며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A양 가족은 B씨를 폭행, 협박, 아동학대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함과 동시에 노동청에 임금체불,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신고했다.

앞서 B씨가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술과 고기를 훔쳐 먹고 달아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근무하던 A양은 절도범이 B씨와 잘 아는 사람이어서 양측이 알아서 해결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후 절도사건 발생 며칠 뒤 A양은 출근해 관련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확인해보다가 B씨로부터 뒤늦게 보고했다며 폭행을 당했다.

B씨는 A양이 관련 사실을 알고도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고 여겨 격분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당시 B씨가 폭행을 위해 시계까지 풀었으며 이후 10여 차례 이상 머리를 맞아 쓰러질 정도로 휘청거렸다 주장했다. 또 A양은 폭행 사건 이후 자신이 고깃집에 출근하지 않자 B씨는 일하면서 깬 접시 2개와 기물 파손 비용인 6만 원을 갚을 때까지 그만둘 생각하지 말라며 “부모에게 연락하겠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 심한 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A양은 메시지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A양이 작성한 경찰 진술서(사진=연합뉴스)
이에 B씨는 주먹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손바닥으로 꿀밤을 먹이듯이 5대만 때렸다고 주장했고,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원만한 해결을 원한다며 사과문을 전달했다.

그러나 그는 사과문에서 “여자애니까 얼굴에 피해 안 가게 머리 등을 손바닥으로 다섯 차례 때렸다”고 말했다.

이후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B씨는 “A양이 사고를 치고 거짓말하고 은폐하려 했다. 손바닥으로 꿀밤을 때렸다. 기물을 파손하고 다 변제하지 않은 채 무단결근해 업무에 피해를 보았다. 협박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와 관련해 A양은 “덩치 큰 남자를 보거나 뒤에서 사람이 따라올 때 떨린다. 내가 일을 나가지 않자 사장이 폭행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글을 보내 무서워서 답신을 못 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사장이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B씨가 운영하는 고깃집은 고급 아파트단지 옆에 자리 잡고 있으며 ‘최상급 한우 세트’ 메뉴가 60만 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의 맛집 평점이 5점 만점에 4.9점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방문자와 블로그 리뷰가 2000건을 넘고 지상파 방송에도 소개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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