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 근간은 클라우드…챗GPT, 2.5만대 GPU 동원해 학습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IT 인프라 빌려쓰는 서비스
민첩성·탄력성·비용 효율·글로벌 서비스가 특징
클라우드 업체들, AI 개발 플랫폼 선보여
생성형 AI 도입 확산에 PaaS 시장 가파른 성장세
  • 등록 2024-11-19 오전 6:00:00

    수정 2024-11-19 오전 6:00:0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클라우드는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더이상 신기술이라 부르기 어려울 만큼 필수 IT 인프라가 된 것이죠. 특히 지난 2022년 오픈AI의 대화형 AI서비스 챗GPT(ChatGPT)를 필두로 생성형 AI 시대가 열리면서 클라우드는 ‘AI 혁신을 이끄는 기반 인프라’가 됐습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과 보조를 맞춰가며 발전하고 있죠.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 전세계는 사람처럼 자연스레 대화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단시간 내 생성해낸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처럼 놀라운 능력을 장착할 수 있었던 배후에는 클라우드의 강력한 컴퓨팅 자원이 있습니다. 오픈AI에 따르면 GPT-4 모델을 훈련하는 데 2만5000개의 엔비디아 A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방대한 컴퓨팅 자원을 직접 구매·설치해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활용이 필수적입니다. 오픈AI가 클라우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긴밀하게 협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IT인프라도 필요한 만큼 빌려쓴다 ‘클라우드’

클라우드는 IT 인프라 환경을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만’ 빌려 쓰는 개념의 기술입니다. 전산실 같은 물리적 공간이나 설비 없이 인터넷만으로 서버, 데이터베이스(DB), 스토리지, 소프트웨어(SW) 등 필요한 IT 자원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들에게 빌려 쓰고, 쓴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초창기 클라우드 서비스는 한정적인 물적 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측면보다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트래픽을 처리하고, 서비스 개발에 가장 최신의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런 배경에서 클라우드 도입 초기에는 온프레미스(내부 데이터센터 설치형) 시스템을 단순히 클라우드로 인프라를 전환하는 ‘리프트 앤 시프트(Lift and Shift)’를 고수하는 기업이 많았지만, 이제는 시스템 기획·설계 단계부터 클라우드 환경을 고려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략의 핵심은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입니다. MSA는 단일 시스템을 통째로 클라우드에 올려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각 기능과 서비스별로 독립된 시스템을 결합해 하나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서비스 도중 업데이트가 필요하거나 장애가 발생했을 때 전체 시스템을 멈출 필요가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고도화가 필요한 해당 기능의 시스템만 중지한 상태로 작업하거나, 장애가 발생한 부분만 고칠 수 있습니다.

AI 전문가 아니어도 서비스 개발 뚝딱

클라우드 서비스는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계속 발전 중입니다.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는 사용자가 전문성이 없더라도 쉽게 AI 모델에 데이터를 학습시켜 맞춤형 AI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언어 생성이 가능해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FM)’을 미세조정(fine-tuning) 하고, 이를 응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돕습니다.

글로벌 CSP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아마존 베드록’을, 구글클라우드는 ‘버텍스 AI’를,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는 ‘애저 AI 스튜디오’를 AI 개발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CSP인 네이버클라우드도 자체 FM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할 수 있는 AI 개발 도구인 ‘클로바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 AI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발 빠르게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해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직원들이 기술 문서, 연구개발(R&D) 데이터, 인사(HR) 및 IT 지원을 포함한 회사 운영 관련 자료 등의 정보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게 했으며, 향후 아마존 베드록에서 제공되는 FM을 미세 조정해 타이어 성능 개선 솔루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광고 제작의 사전 기획 단계에 필요한 작업을 AI로 돕는 공공 웹서비스인 ‘아이작(AiSAC)’을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고도화했습니다. 아이작은 2023년 하반기부터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해 효율성과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광고 카피 제작 성능을 향상시키고 스토리보드의 품질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사전 기획 단계까지만 제공하지만, 향후에는 제작 단계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생성형 AI 부상에 PaaS 시장 폭발 성장

클라우드 컴퓨팅에는 서비스형인프라(IaaS), 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IaaS에는 클라우드 IT를 위한 네트워킹 기능, 컴퓨터(가상 또는 전용 하드웨어) 및 데이터 스토리지 공간 등 인프라를 빌려주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입니다. PaaS는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을 미리 구축해 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합니다. SaaS는 슬랙, 마이크로소프트365 같이 서비스 공급자에 의해 실행되고 관리되는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말합니다.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부문은 바로 PaaS 시장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6692억 달러로, 전년 5593억 달러 대비 19.9% 성장했습니다. 이 기간 PaaS 시장 규모는 29.3% 커져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IDC의 아담 리브스 PaaS 리서치 디렉터는 “AI에 대한 투자 확대로 PaaS 수요가 전체 클라우드 시장을 앞지르고 있다”며 “생성형AI의 부상은 AI 개발 플랫폼은 물론 데이터관리 소프트웨어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또 “시장 선도 업체는 물론 소규모 공급업체 모두 PaaS로 제공되는 AI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고객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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