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종이값 잇단 인상…한강책·새해 달력·다이어리값 오를까

원가압박 한솔제지·무림·한국제지 등 인쇄용지 7% 인상
8월말~9월부터 적용...펄프가격·해상운임↑·환율↓
폐골판지 가격도 7개월째 상승...추가인상 나오나
  • 등록 2024-11-07 오전 6:05:00

    수정 2024-11-07 오전 6:09: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원가 압박 및 실적 부진에 직면한 제지업계가 잇달아 판매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수요가 늘어난 종이책을 비롯해 새해 달력, 다이어리 가격 등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6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지 1위 기업 한솔제지(213500)는 9월부터 인쇄용지 가격을 7%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인쇄용지는 주로 인쇄와 필기에 사용되는 용지로 대량인쇄에 적합한 서적과 교과서, 다이어리, 카탈로그, 캘린더 등에 주로 쓰는 종이를 말한다.

(단위= 달러/t(펄프), 원/㎏(폐골판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솔제지 뿐만 아니라 무림페이퍼(009200)와 무림P&P(009580), 무림SP(001810) 그리고 한국제지(027970) 역시 각각 8월말과 9월부터 인쇄용지 가격을 7% 인상했다. 3개 회사는 모두 도매상에 적용하는 기준가(고시가) 대비 할인율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인쇄용지 가격을 올렸다.

주요 제지회사가 종이 가격을 잇달아 올린 것은 원재료인 펄프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 상승 등 원가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제 펄프(SBHK, 미국 남부산 활엽수 기준)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지난 7월까지 14개월간 석 달만 제외하고 상승해 t당 565달러에서 895달러로 58% 급등했다. 작년 말보다 7월까지 17% 올랐다.

여기에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한 ‘홍해사태’와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 물량 급증 여파로 해상 운임도 상승해 원가 압박이 커졌다. 해상 운임 척도로 꼽히는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2월29일 1759.57에서 7월26일 3447.87로 2배 가깝게(96%) 치솟았다.

해상운임이 오르면 종이 원재료 및 제품 수출입 과정에서 비용이 커진다. 한솔제지는 매출 절반가량이 수출에서 나온다.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종가기준)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7월1일 1379.3원에서 9월30일 1307.8원까지 5%가량 빠져 수출 환경도 좋지 못했다. 이런 경영여건 악화로 한솔제지는 3분기(7~9월) 분기 17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50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 증가에 그쳤다.

인쇄용지 가격 인상으로 새해 달력이나 다이어리, 최근 ‘한강 열풍’으로 관심이 커진 도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제지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못해 종이 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 압박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쇄용지 가격 인상에 이어 물건을 담는 종이박스 원료인 골판지 원지 가격의 추가 인상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골판지 원지 원재료인 폐골판지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폐골판지 가격은 전국 기준으로 10월 ㎏당 112.6원으로 전월보다 1원(0.9%) 올라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다.

폐골판지 공급망은 ‘폐골판지→골판지 원지→골판지 원단(원지 묶음)→종이박스’ 순으로 이어진다. 폐골판지 가격이 오르면 골판지 원지 가격이 오르고 이어 종이박스 값도 상승 가능성이 있다. 앞서 7월부터 아세아제지(002310), 한솔페이퍼텍, 신대양제지(016590)는 골판지 원지 가격을 t당 9만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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