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인도량 4.8% 줄었는데…테슬라 주가 10.2% 급등 왜?(종합)

2분기 연속 인도량 감소…2020년 이후 처음
"우려보다 덜 감소했다"…예상 빗겨나자 안도
가격인하에 저리대출까지…마진 부담에 비용절감
'새 먹거리' 에너지저장장치 9.4Gwh…예상치 2배
  • 등록 2024-07-03 오전 7:29:05

    수정 2024-07-03 오후 7:09:1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전기차 수요 둔화에 고전하던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지난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차량을 인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빗겨나가자 주가가 무려 10% 급등했다.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지난 2분기(4∼6월) 44만3956대를 인도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1년 전 대비 4.8% 줄어든 수치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1분기 인도량(38만6810대)보다는 14.8% 많았고, 시장분석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전문가 예상치(43만8019대)도 웃돌았다.

2분기 생산량은 전년동기 대비 14% 감소한 41만831대에 그쳤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재고가 쌓인 상황에서 생산량 축소로 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전기차 경쟁 격화로 테슬라 판매량도 줄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업체와 달리 거의 신형 차량을 출시하지 않고 있는 점도 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차량인 모델Y는 출시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신형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SUV)는 나오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택시인 ‘로보택시’를 오는 8월 출시하고, ‘반값 자동차’로 예상되는 테슬라3는 내년께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게임체인저’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차 개발이 계속 지연되는 상황에서 테슬라는 ‘가격 인하’ 카드를 적극적으로 꺼내며 수요 둔화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인기 모델 3종의 가격을 2000달러씩 내렸고, 5~6월에는 일부 모델에 대해 낮은 금리(0.99%)의 대출을 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판매 촉진 정책을 시행했다. 중국에서도 수차례 가격 인하에 나서며 반격에 나섰다. 마진에는 부담을 줬겠지만, 2분기 예상보다 양호한 인도량을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월가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 예상 밖 인도량에 대해 “올해 유일하게 긍정적인 서프라이즈였다”면서 납품량이 증가하면서 재고량이 감소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2분기에 생산한 물량보다 3만3000대 더 많이 납품해 분기 재고 공급 일수를 7일 앞당겼다.

대표적 테슬라 낙관론자로 꼽히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여전히 고르지 못하지만, 테슬라와 머스크의 엄청난 컴백 공연이었다”며 “테슬라는 (가격인하에 따른) 수익성을 보존하기 위해 상당한 (인원감축 등) 비용절감을 해왔고, 이제 더 나은 날이 다가올 것 같다”고 평가했다.

월가는 아울러 2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에너지저장부문을 주목했다. 테슬라는 2분기에 공급한 고정 에너지 저장량이 9.4GWh로 예측치의 거의 2배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에너지저장부문은 개인 가정용 ‘파워월’ 배터리와 상업용 ‘메가팩’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다.

RBC 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인 톰 나라얀은 “테슬라의 자동차사업보다 에너지저장장치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며 “배터리 스토리지는 엄청난 잠재적 시장을 가지고 있고, 이미 자동차보다 수익성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세계 전기차 2위인 BYD도 이날 2분기 출하량이 42만6000대로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BYD에 세계 전기차 1위 자리를 내줬는데, 가까스레 2분기 연속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 입지를 유지했다.

테슬라 주가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달 24일대비 무려 26.6%나 치솟으면서 주가가 1월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6.91%로 낙폭을 상당폭 줄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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