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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은 이날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미국 모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며 “한국은 권 대표와 측근인 한모씨 등 두 용의자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권 대표의 인도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바치 장관은 “두 사람 모두 위조 서류를 소지한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몬테네그로에서 형을 선고 받으면 그에 따른 형기를 복역해야만 인도 요청 국가들로 송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과 미국이 권 대표의 송환을 원하는 와중에 몬테네그로 당국마저 권 대표를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30일간 구금하고 징역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신병 확보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그의 송환은 그 국가가 한국이든 미국이든 당분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더 나아가 권 대표가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송환될 여부부터 불확실하다. 코바치 장관은 권씨를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로 송환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단계에서 두 국가 중 어느 쪽이 우선권을 갖고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며 “싱가포르는 아직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지는 않았지만 싱가포르에서 형사 소송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송환 국가에 대해서는 “범죄의 중요성, 범죄인의 국적, 범죄인 인도 청구 날짜 등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 채널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이 다소 유리한 측면 역시 있다. 미국은 몬테네그로에 대사관을 두고 있지만, 한국은 인접 국가인 세르비아 대사관이 몬테네그로까지 관할하고 있다. 몬테네그로와의 교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미국은 권 대표의 체포 직후 그를 기소하며 미국 사법권을 행사하기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