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규제로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법인과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다만 25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발언처럼, 이들 매물을 ‘2030대’ 젊은층이 받아 내고 있어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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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국 시·군·구 중에서 급매물이 가장 많이 나온 곳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로 집계됐다. 지자체별로 보면 선부동이 10일 전과 비교해 18건에서 30건으로 12건 증가했다. 이어 초지동이 31건에서 38건으로 7건 늘었다.
집값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선부동 군자주공11단지(전용40㎡) 아파트는 지난 6일 2억1000만원(3층)에 거래되며 지난 6월 최고가(2억2300만원) 대비 1300만원 떨어졌다. 현재는 이보다 4800만원 더 하락한 1억7500만원(중층)에 급매물이 나왔다. 선부동 일대는 1억원 대 저가 매물이 많아 전세를 낀 갭투자가 많았던 곳이다.
선부동 인근 L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집주인이 일시적 2주택자여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싸게 집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안산시는 8월2주차 보합세를 보였다가 3주차 들어 마이너스(-) 0.03%로 하락전환했다. 단원구는 -0.04%로 낙폭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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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과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은 ‘패닉바잉’ 현상을 보이고 있는 30대 젊은 층이 산 것으로 파악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법인 등이 내놓은 매물을 30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자금)해서 샀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안산의 아파트 매입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30대의 매입건수가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전체 매입 건수 690건 중 2030대가 201건으로 전체의 29.1%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158건(22.8%), 50대 148건(21.8%), 60대 117건(16.9%) 순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법인이나 다주택자 매물 출현과 집값 조정이 강화된 과세 부담과 안산 지역 내 공급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집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정부가 임대법인을 투기수요로 보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양도세·보유세가 중과되는 내년 6월1일 전까지 매물이 많이 출현할 것”이라며 “규제조치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연말까지는 법인이나 다주택자의 매물이 상당수 나올 것”이라고 봤다.
고 원장은 “다만 젊은층의 패닉바잉 현상이 계속된다면 매수세가 따라 붙는 형국이어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비규제지역과 분양시장 호재로 가격이 오르는 안산은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올해 1만가구가 넘는 대량입주로 지난달부터 단원구 일대에서 가격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6~7월 법인매도량 증가와 외지인 매입비율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실수요 목적에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