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한 모습으로 19일 만에 재판 출석…송영길 "단식 중단"

  • 등록 2024-04-16 오전 6:02:52

    수정 2024-04-16 오전 6:02:52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기업인의 청탁을 받고 민원 해결을 도와줬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송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재판에 출석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2021년 3∼4월 모두 665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2020년 1월∼2021년 12월 자신의 정치활동을 지원·보좌하는 외곽조직인 사단법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인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 63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이날 재판에는 2021년 국토교통부 과장으로 있었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2021년 7~9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폐기물 소각시설 증설을 위한 개발계획 변경 작업과 관련해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수석전문위원이던 김모 씨와 10여 차례 통화했다”며 “김씨가 민원성 전화를 걸어 진행 상황을 묻고 ‘잘 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A씨가 언급한 민주당 전문위원 김씨는 송 대표의 고교 동창이자 국토부 전관 출신 인사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기간 송 대표가 국토부 전관 출신 김씨를 통해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의 민원 해결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4000만 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회장이 운영하는 폐기물 처리업체는 여수단지 내 소각장 증설을 추진했다가 2021년 실패한 바 있다.

A씨는 “김씨가 국토부에서 일할 때 상사로 모신 적이 있다”며 “고향에 발생한 민원을 관리하기 위해 연락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통화에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김씨가 실무자로서는 최정점에 있는 증인에게 산단 관련해 긍정적 차원에서 검토해달라고 전화한 것은 이례적인가, 아니면 집권여당의 수석전문위원으로서 통화한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부분묻자 A씨는 “그것은 제가 말씀드리기 좀 어렵다”고 답했다.

송 대표 측은 김씨가 사업에 관한 일반적인 진행 상황을 물었을 뿐 외압을 행사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난 1일과 3일 모두 재판에 불출석했던 송 대표는 이날 다소 수척한 모습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이번 총선에 ‘옥중 출마’ 했던 송 대표는 지난달 29일 법원이 보석을 불허하자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하겠다”고 했다.

재판부가 이날 “단식을 중단했느냐”고 묻자 송 대표는 “중단했다”고 답했다.

한편 송 대표의 재판 재개와 함께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종식 민주당 의원, 이성만 무소속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은 총선 이후 첫 재판에 출석해 일제히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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