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인공지능(AI) 수혜주로 꼽히는 슈퍼마이크로 컴퓨터가 회계감사를 맡은 법인이 회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뒤 감사직에서 사임하면서 주가가 30% 이상 폭락하고 있다.
AI서버 공급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 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rnst & Young LLP·EY)은“회사 경영진이 작성한 재무제표와 관련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최근 알게 된 정보로 인해 더 이상 경영진과 감사위원회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어 사임한다”고 밝혔다.
EY는 또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인 찰스 리앙 등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돼 있지 않은 점 등도 꼬집었다.
E&Y는 올해 6월말로 마감되는 슈퍼 마이크로의 회계감사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이 회사의 재무제표 보고서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슈퍼 마이크로는 E&Y의 사임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새로운 감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슈퍼마이크로는 최근 회계 조작 논란에 휩싸여 있다. 지난 4월 슈퍼마이크로 전 직원인 밥 루옹은 슈퍼마이크로와 함께 찰스 리앙 최고경영자(CEO)를 회계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대표적 공매도업체인 힌데버그 리서치에서 슈퍼마이크로가 회계를 조작했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주가를 폭락시키기도 했다. 힌덴버그는 보고서에서 슈퍼마이크로에 대한 3개월간 조사를 거쳐 “확연한 회계상의 경고신호와 관계 당사자의 미공개 거래 증거, 제재 및 수출통제 실패, 소비자 이슈 등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슈퍼마이크로의 회계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마이크로는 데이터 센터용 고성능 서버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로, AI 붐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폭등한 회사다. 한때 연초대비 주가가 4배까지 뛰긴 했지만, 최근 회계조작 문제가 터지면서 급락 중이다. 이날EY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30%대 폭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