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위기 한숨 돌렸지만…여전한 상처

[신평사 내년 산업 전망]①
건설·부동산신탁, 등급 ‘부정적’ 실적 ‘비우호적’
내년 건설사 순차입금 규모…14.3조 전망
금리 인하 속도 조절…“더 나빠질 수도 있는 상황”
  • 등록 2024-12-24 오전 7:30:00

    수정 2024-12-24 오전 7:30:00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박미경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이 만 1년을 맞았다. 올해에 이어 내년 건설업 전망도 어둡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대외변수 불확실성 증가로 국내 건설경기가 장기 침체할 가능성도 커졌다. 또 시행사의 파산에 따른 대위변제와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채무인수 등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며, 건설사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4일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내년 전망을 종합한 결과 등급 전망 ‘부정적’ 업종으로 건설을 비롯해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이차전지, 석유화학 등을 꼽았다. 건설, 부동산신탁 업종의 경우 등급 전망을 비롯해 실적 방향에 대해서도 ‘비우호적’ 전망을 내놨다.

건설업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기조에 따라 분양경기 회복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평가다. 지방 사업장의 경우 누적된 공급과잉에 따른 주택가격 약세로 인해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사원가 급등에 따라 영업수익성 저하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2022년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인한 공사비 급등 영향으로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 대비 높은 공사비를 부담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은 2021년 87.5%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93.0%까지 상승했다.

이악창출력 저하에 따라 재무부담도 커졌다. 올해 9월 말 기준 합산 순차입금은 17조3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11조8000억원)보다 5조5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내년도 순차입금 전망치 역시 14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건설경기 침체는 부도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기준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2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45곳)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지난해 연간 부도업체 수(21곳)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부동산신탁업도 신규 수주 위축으로 수익원은 감소한 반면, 책임준공 관련 리스크는 장기화하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저조한 분양률과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의 책임준공기한 준수를 위한 고유 자금 투입이 늘어나면서 관련 신탁계정대와 차입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속도 등 경기회복세에 주목하라고 답했다. 미국에서 경제성장률 호조세를 기반으로 점도표를 통한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시사되는 상황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금리가 떨어지는 컨센서스라면 건설, 부동산신탁업종이 저점을 찍고 완만하게 실적을 개선할 가능성이 높았다”며 “현재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금리가 생각보다 빨리 내려가지 않는 모습으로, 개선이 아니라 나쁜 상태에서 정체되거나 더 나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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