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훈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주부 이 씨(여· 62세)는 최근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얼마 전,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다녀왔는데, 가까운 거리를 걸을 때도 찌릿찌릿한 통증이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이어져 걷다 서다를 반복하느라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여행 마지막날에는 쇼핑을 하러 나섰다가 터질듯한 다리 통증으로 쇼핑은 고사하고 찌푸린 얼굴로 병원을 찾아야했다. 척추관협착증이 원인이었다.
| 민성훈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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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노년기 대표 허리 질환으로 꼽히는 척추관 협착증은 2023년 기준 환자 수는 182만 2,204명에 이르며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 뼈 사이의 관절 부위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면서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허리를 펴고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마비되고 터질듯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만히 누워있으면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착각해 방치하기 쉽다.
60대 이상의 부모님들이 걷는 데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허리 통증으로 허리를 숙이고 있는 것이 편하다고 하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을 앓고 있는 노년층의 경우 5분만 걸어도 허리가 뻐근하고 두 다리가 저려 자꾸 주저앉게 된다. 부모님들의 경우 허리통증을 대부분 나이 탓으로 여겨 방치하기 쉬운데 증상이 오래됐거나 심한 경우 보행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하지마비나 대소변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날씨가 더운 여름철의 경우 장마로 인한 낮은 기압 때문에 척추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척추 주변의 조직이 팽창하는데, 이렇게 커진 조직은 신경을 건드려 크고 작은 통증을 유발하며 척추관 협착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증상 초기에는 운동을 제한하고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적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척추 수술에 피부 절개 없이 2개의 구멍을 통해 치료하는 ‘양방향 내시경’이 주목 받고 있다. 양방향 내시경은 수술 후 흉터가 작아 회복 속도가 빠르고, 고령자나 만성질환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는 물론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다양한 척추 질환에 적용이 가능한 치료법으로 환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척추 질환은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나쁜 자세와 비만, 운동 부족 등의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은 물론 다른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꾸준한 허리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유연성과 주변 근육을 키워두는 것이 척추 건강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