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허문다…삼성·SK 미는 AI칩 새 표준 'CXL' 대해부

AI 시대 들어 한계 부각된 DDR 메모리 표준
서버 내 정치 연결한 CXL, 서버 성능 높인다
경계 허문다…'메모리 풀링' 도입한 CXL 2.0
삼성·SK, '차세대 HBM' CXL 메모리 가속도
  • 등록 2024-07-04 오전 5:35:00

    수정 2024-07-04 오전 5:35:00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경계를 허문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AI) 시대 들어 차세대 기술로 급부상한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기존 데이터 서버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스토리지(저장장치) 등 각 장치마다 구동 환경(인터페이스)이 달라 장치간 통신시 지연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를 CXL을 통해 하나로 통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시스템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 것이다.

CXL은 말 그대로 ‘빠르게(익스프레스) 연결해서(링크) 연산한다(컴퓨트)’는 의미를 지녔다. CXL이 등장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메모리 확장·공유’인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XL은 ‘차세대 HBM’ 평가를 받을 정도로 AI 매모리 시대의 첨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AI 시대 들어 한계 부각된 ‘DDR’

3일 시장조사업체 욜(Yole)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70만달러(약 23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던 CXL 시장은 오는 2026년 21억달러, 2028년 158억달러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CXL 시장이 본격 개화한 이후 AI 시대가 무르익으면서 급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CXL의 급부상은 메모리 표준인 ‘DDR’의 한계 때문이다. 현재 서버 내에서 CPU와 D램은 DDR이라는 규격으로 연결돼 있다. D램이 한 개의 호스트 CPU와 연동된 구조다. 수많은 CPU가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딱 정해진 CPU와 D램만 연산하기 때문에 ‘놀고 있는’ 유휴 CPU가 생기고 때로는 과부하가 걸린다. 그 와중에 서버의 역할이 인터넷 서비스 외에 AI, 클라우드 등으로 커지면서, CPU 외에 GPU,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등 확장 카드까지 탑재됐다.

결국 서버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고자 각 장치들이 처리하던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로 인해 PCIe(PCI 익스프레스) 규격에 기반한 CXL 표준이 나왔다. CXL은 다수의 장치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합해 여러 장치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CXL 표준을 준수하는 칩들을 서버 내부에 함께 적용하면, 각 칩들이 서로 잘하는 업무를 분담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현재 DDR이 CPU와 D램을 잇는 길이라면, CXL은 무수히 많은 데이터들이 여러 장치를 효율적으로 오가게 하는 고속도로인 셈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 CPU가 잘 해내지 못하는 작업이 늘어난다는 고민이 있었다”며 “이를 위해 서버 내 메모리 총량을 늘리거나 메모리 내부에 흩어진 데이터를 가장 적합한 칩이 처리해야 한다는 개념이 나왔다”고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CXL 인터페이스를 차세대 메모리 설계에 도입하기 시작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욜에 따르면 CXL D램 시장은 2028년 125억달러로 전체 CXL 시장의 79%에 달할 전망이다.

‘메모리 풀링’ 첫 도입한 CXL 2.0

미래 기술의 관건은 ‘표준화’다. 마치 한국 전자제품의 전원이 220볼트(V)로 통일돼 사용이 편리해진 것처럼 CXL은 PCIe 규격 기반으로 범용성을 확보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출시한 ‘CXL 메모리 익스팬더’ 제품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처럼 메인보드의 PCIe 슬롯에 꽂으면 서버의 D램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이같은 CXL의 여러 표준을 관장하는 곳이 2019년 출범한 ‘CXL 컨소시엄’이다. 현재 이사회 멤버는 삼성전자 외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엔비디아, AMD, ARM, 인텔, IBM, 델, 시스코, HPE, 알리바바, 화웨이, 램버스 등 15개사다. 이외에 다른 출자사들까지 하면 총 240여곳에 이른다.

주목할 것은 컨소시엄이 정한 CXL 2.0 표준(2020년 11월)이 이전 CXL 1.1 표준(2019년 6월)보다 훨씬 진화했다는 점이다. CXL 2.0 기반 메모리는 연내 양산이 예정돼 있다. 1.1은 기존 CPU와 D램이 위치하던 마더보드 내에서 확장된 CXL D램이 꽂히는 형태였다. 그러나 2.0은 메모리 확장의 토대인 ‘메모리 풀링(Pooling)’을 처음 지원한다. 이는 서버에서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들고 여러 호스트 CPU가 풀(Pool)을 공유하며 필요에 따라 메모리를 효과적으로 할당하고 해제하는 기술을 말한다. 또 스위칭 기능까지 더해 각 장치간 데이터를 전송·공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는 총 5리터의 물을 5명이 각각 1리터씩 갖는 게 아니라, 5명이 물을 공유하면서 누군가 1리터 이상이 필요해도 옆 사람에게 따로 요청하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는 원리다.

삼성·SK, ‘차세대 HBM’ CXL 주도

삼성전자는 이미 관련 생태계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XL 기반 메모리 출시를 넘어 자체적으로 CXL 인프라 구축까지 완료했다. 최근 업계 최초로 미국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업인 레드햇이 인증한 CXL 인프라를 경기 화성캠퍼스에 구축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CXL을 기반으로 한 128기가바이트(GB) 용량의 D램을 연내 상용화해 출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CXL이 보편화하면 유휴 메모리가 현저하게 감소해 D램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메모리업계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업계와 시장은 이보다 AI 가속화에 따라 더 많은 D램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은 CXL 도입이 향후 D램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리스크보다 현재 DDR 구조상 메모리 확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고객들의 빠른 서버 증설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리스크”라며 “CXL의 도입이 메모리 확장 제한 문제 등을 해결해 AI 발전을 가속화 시키면 D램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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