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한 '밸류업 지수'…ETF 출시로 불씨 지필까

코스피200 대비 선방한 밸류업 지수
고려아연·하이닉스 등 영향
거래소, 내달 초 밸류업 ETF 출시 예고
높아지는 기대감…"기관 등 수급 주목해야"
  • 등록 2024-10-29 오전 5:10:00

    수정 2024-10-29 오전 5:10: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사그라지고 있는 밸류업 불씨를 살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밸류업 지수의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코스피를 웃도는 성과를 내면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지수 출시 이후 이날까지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등락률은 -0.5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41%, 코스피200은 -1.88%의 하락률을 나타낸 것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밸류업 효과로 밸류업 지수가 상승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낸 SK하이닉스와 더불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상승하고 있는 고려아연이 지수 상승률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어서다. 특히 이 기간 고려아연은 82.98% 급등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코스피200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며 “해당 기간 두 지수 간 상관관계는 92% 수준인데,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종목당 15%의 캡 설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때문에 삼성전자 대비 SK하이닉스의 상대적인 강세가 코스피 200 대비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차별성을 부각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의 강세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높았다는 점에서 ETF 등 관련 상품이 밸류업에 대한 기대를 더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거래소는 내달 초 코리아 밸류업 지수 선물과 더불어 ETF와 ETN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거래소는 유관 기관과 협약해 공동펀드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에서는 상품 출시와 함께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KB금융이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주가가 고공행진하며 종목 선정 기준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연내 마무리할 리밸런싱(종목 재구성)을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관련된 금융 상품이 출시돼 기관의 수급이 유입되고, 리밸런싱을 통해 지수가 안정을 찾으면 밸류업 모멘텀을 살릴 여지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수에 대한 논란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9월 말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관련 수급이 반영되고 있는 점은 감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특히, 기존 벤치마크(BM) 대비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비중이 확대된 종목에 대한 기관 수급 강도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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