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100% 구주매출이나 절반은 자사주로 잡히기 때문에 신주 효과나 다름 없습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대형 건설장비 콘크리트 펌프카(CPC) 전문제조사 전진건설로봇의 고현국 대표는 시장에서 제기된 ‘구주매출 100%’ 우려에 대해 이같이 해명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그는 “구주매출이라는 단어가 부각돼 시장에서 오해를 받는 면이 없지 않다”며 “상장을 통해 200억원가량의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며 회사의 성장에 재투자할 예정”이라 강조했다.
| 고현국 전진건설로봇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전진건설로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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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 등에 따르면 전진건설로봇은 공모주식 307만 7650주의 100%를 구주매출로 채울 예정이다. 구주매출은 대주주나 일반 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말한다. 주식분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으나 높은 구주매출 비중은 기존 주주들이 상장 이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기업공개(IPO)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구주매출 100%로 IPO에 나섰던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전진건설로봇은 구주매출의 절반인 153만 8825주가 자사주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앞선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최대주주이자 모트렉스(118990)의 특수목적법인인 모트렉스전진1호의 지분이다. 고 대표는 “구주매출이 많았던 IPO를 사례로 우려하곤 하는데 전진건설로봇은 성격이 다르다”며 “공모예정가도 이를 감안해 결정할 예정이며 상장 후 유통 물량도 전체 주식수의 16% 정도로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우려를 돌파할 무기는 성장 가능성이다. 전진건설로봇은 프츠마이스터, 슈빙 등 독일 기업들과 경쟁하며 글로벌 CPC 시장에서 톱티어 지위를 확보했다. 프리미엄급 성능과 정비성, 경제성을 무기로 내세우면서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저가 상품을 내세워 추격하고 있으나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매출액 1584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연평균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익 성장률은 43.1%다.
전진건설로봇은 글로벌 건설경기 회복으로 CPC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가 본격화될 시 수혜가 우력한 것도 잠재적 호재다. 고 대표는 “우크라이나 복구가 시작된다면 누구보다 빨리 현지에 진출해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 말했다.
전진건설로봇은 상장 이후 공모자금을 생산설비의 대형화와 자동화에 투자할 예정이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경제형 모델 출시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건설 현장의 무인화 트렌드에 맞춰 스마트 건설로봇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2027년쯤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 대표는 “전진건설로봇은 30년 이상 오랜 업력으로 축적된 노하우 기반 업계 최고의 수익성 및 안정성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1위, 북미에서는 1위와 격차가 적은 2위 CPC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상장 후 제품 고도화, 생산기지 확대, 미래 먹거리 개발 등 핵심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