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앞에선 반성, 밖에선 낄낄…10대 공갈범들의 최후

재판부 "소년이라 용서받을 거라 생각 말라" 쓴소리
  • 등록 2022-01-11 오전 7:40:39

    수정 2022-01-11 오전 7:40:39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미성년자 성매매를 미끼로 남성들을 속여 돈을 뜯어낸 10대 공갈범들이 전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이미지투데이)
10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군(18) 등 7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주범인 A군은 징역 장기 4년에 단기 3년, 또 다른 주범인 B씨(20)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10대 남녀 5명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6월 9일과 6월 19일 채팅 애플리케이션 ‘즐톡’을 통해 성매수 남성을 제주시의 한 모텔로 유인한 뒤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뺏으려 한 혐의를 받았다.

일부 피고인들이 남성과 대화하거나 성관계를 하면 나머지 피고인들이 현장에 들이닥쳐 성매매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방식이었다.

이 외에도 A군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들을 감금·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거나 서울에서 운전면허 없이 승용차를 운전하는 등의 혐의도 받았다.

반성문 100차례 썼지만…유치장서 소란 피운 10대

하지만 지난해 12월 16일 열린 결심공판과 전날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크게 호통치는 일이 발생했다. 100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던 이들은 사실을 인정하며 “다시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내용을 적었지만, 이와 달리 법정 안에서 반성 없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공판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하다고 했던 한 피고인은 구치소로 돌아가는 호송차 안에서 교도관들에게 큰 소리로 욕설하며 화풀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피고인들도 유치장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직후 “판사 앞에서 불쌍한 척하니까 넘어가던데”라며 낄낄대고,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쪽지를 돌렸던 일까지 들통났다.

모든 사실을 안 재판부는 결국 선고공판에서 “초범이고 소년범이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소년이라서 무조건 용서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뱉었다.

이어 “피고인들은 법을 악용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모두 형사처분으로 판단하겠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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