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수주 발표’ 임박…‘팀 코리아’ 원전株는 출렁

두산에너빌리티·한전기술 등 주가 변동성 커져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주가 강세 지속
전 세계 원전 재평가에 ‘중장기적 성장’도 주목
“AI 성장성·비용 절감 등에 원전 확대는 불가피”
  • 등록 2024-07-17 오전 5:20:00

    수정 2024-07-17 오전 7:14:32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원전 관련 종목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로 구성된 ‘팀 코리아’가 프랑스전력공사(EDF)를 꺾고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앞으로 15년 이상 국내 원전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단지 전경. (사진=CEZ Group)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원전 관련 대표 종목인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전 거래일 대비 600원(2.78%) 내린 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와 함께 팀 코리아에 속한 한전기술(052690)과 한전KPS(051600) 등도 각각 2.74%, 2.21% 하락했다. 이는 최근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들 종목을 포함한 원전 관련 종목들은 체코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왔다. 전날 기준 지난 세 달간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41.08% 올랐고, 한전KPS·한전기술도 각각 13.74%, 36.39% 상승했다. 이르면 17일(현지시간) 진행될 체코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진 셈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들 종목의 주가 향방은 수주 여부에 달렸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과거 사례를 고려했을 때 수주 성공 시엔 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 주가는 수주 발표 이후 세 달간 21.65% 올랐고, 같은 기간 한전기술과 한전KPS도 각각 61.22%, 37.89% 치솟았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팀 코리아가 체코 원전을 수주한다면 정치적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유럽 시장에서 K-원전의 가격과 공기 준수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앞으로 폴란드 이외에도 올해 2분기 이후 입찰 예정인 UAE·네덜란드·영국·튀르키예 등에서의 원전 수주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권가에선 원전 관련 종목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탈탄소 기조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 센터 확대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전이 재평가받고 있어서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초당적으로 추진된 ‘원전 배치 가속화 법안’에 서명했고, 이탈리아에선 35년 만에 다시 원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대통령 취임 시 원전 산업 부활을 선언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원전 관련 종목으로선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2기 공약 패키지인 ‘아젠다 47’엔 기존 원전을 계속 가동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소형모듈원자로(SMR)에 투자해 원자력에너지 생산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은 AI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AI의 장기적 성장성을 고려할 때 원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기조는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절대 레벨인 점을 고려하면 비용 절감에 용이한 원전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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