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열 식히는 액침냉각…전기차 화재 대안으로 부상

직접 액체에 담가…공랭·수랭식보다 효율 높아
국내 정유사 잇따라 액침냉각 시장 진입
데이터센터·ESS 중심 제품 개발 활발
배터리용 개발 중…상용화까지 시간 소요
  • 등록 2024-08-22 오전 6:00:00

    수정 2024-08-22 오전 6:00:0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최근 전기차 화재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액침냉각’ 기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까지 데이터센터와 전기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액침냉각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액침냉각이란 전자제품이나 배터리, 서버 등을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을 말한다. 공기나 물을 사용해 간접적으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수랭식 대비 냉각 효율이 높다는 평가다.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이데일리DB)
특히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며 액침냉각 기술이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자 또다시 관련 기술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전지는 외부 충격과 덴드라이트(Dendrite) 생성 시 가파른 열 폭주가 발생한다”며 “데이터센터에 적용 중인 액침냉각이 차량에 도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SK엔무브의 경우 윤활기유를 활용해 액침냉각용 플루이드(Fluid)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SK엔무브의 냉각유와 GRC의 설비로 4개월간 SK텔레콤의 장비를 시범 운용해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기존 공기냉각 대비 냉방 전력의 93%, 서버 전력에서 10% 이상이 절감돼 총 전력 37%가 절감되는 효과가 확인했다. 최근에는 선박용 ESS 액침냉각 시스템 개발 상용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GS칼텍스 또한 지난해 11월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했다. 미국보건재단(NSF: 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 식품등급 인증과 생분해성을 보유한 합성 원료를 사용해 인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으며, 협력 업체들과의 실증평가를 통해 데이터센터 서버의 안정적 구동 및 열관리 성능은 검증됐다. 에쓰오일(S-OIL)과 HD현대오일뱅크 또한 올해 상반기 액침냉각 사업 추진을 공식화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 배터리용 액침냉각 기술의 경우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상용화 단계까지는 상당 시간 걸릴 전망이다. SK엔무브는 전기차 배터리에도 적용 가능한 이플루이드(e-Fluids)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결국 무게나 부피를 최소화하면서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전기차나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해 관련 설비의 액침냉각 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며 분야별 특화된 액침냉각 제품의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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