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지난달 2년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예상대로 7월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유로존의 경제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활짝 열려 있다”고 밝혔다.
ECB는 1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25%,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3.75%, 연 4.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ECB는 성명에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022년 10.6%로 정점을 찍은 후 6월 2.5%로 둔화됐지만, 인플레이션이 내년말까지 목표치 2%로 떨어질 것이라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월에 일시적 요인으로 근원 소비자물가의 일부 지표가 상승했지만, 6월에는 6월에는 대부분 안정적이거나 하락세를 보였다”며 “새로 들어온 정보는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이전 회의의 평가를 대체로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달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섰다. 올해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했지만,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서둘러 금리인하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실제 실제 지난달 금리인하 발표 직전 공개된 유로존 5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 대비 2.6% 올라 4월 2.4%에서 반등했고, 이에 따라 ECB는 피벗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ECB는 9월에도 추가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남겨뒀다. 리가르드 총재는 2분기에 성장이 둔화됐을 가능성이 높고, 산업생산 부진과 함께 투자활동이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리가르드 총재는 9월 인하가 가능하다고 확실히 선을 긋지는 않았다. 앞서 6월 금리인하를 조기에 예고 하면서 불가피하게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리가르드 총재는 “그래서 우리가 9월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질문은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