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치면 안되는 ‘위장질환’의 신호와 몇 가지 위장질환 증상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이용강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신물역류와 가슴쓰림을 호소하는 위식도역류질환
35세 나모 씨는 바쁜 일정 때문에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다. 퇴근 하고나면 늦은 저녁식사를 하게 마련이었는데 늘 식사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식사 후에 트림이 자주 나고 그때마다 신물이 올라와 입안이 쓰고 거북했지만 물을 한잔 마시면 조금 나아지기도 하여 큰 문제는 아니겠지 생각하였는데, 얼마 전부터는 자려고 누우면 명치부터 목까지 타는 듯한 불쾌감이 동반되어 병원을 찾게 되었다.
나씨는 전형적인 위식도 역류 질환의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액이나 음식과 같은 위안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신물역류와 가슴쓰림 증상은 위식도 역류 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결국 나OO씨는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식도염까지 확인되어 의사와 상담 후에 약제를 복용하기로 하였다. 보통 8주간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복용하면 80% 가량의 환자에서 증상개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호전이나 악화는 생활습관과 체중 그리고 식생활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커피나 초콜릿, 음주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시는 것이 좋고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은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체중감소가 증상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42세 김 모씨는 한 달여 전 중요한 업무에 매진하느라, 야근이 잦아졌는데 몇몇 사정으로 업무 진행에 차질이 많아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때 즈음 끊었던 담배도 다시 태우기 시작했다. 다행이 프로젝트는 잘 마무리 되었지만 그 후로 식사 후에는 더부룩하여 평소 먹던 양의 절반도 먹기가 힘들어졌고 1주일 전부터 식사 전에 명치부위의 통증이 거의 매일 발생하여 병원을 찾게 되었다.
김씨는 내시경 검사를 받고 십이지장 궤양을 진단받았다. 궤양은 위, 십이지장 점막에 상처가 생겨 살이 허는 것을 말한다. 식욕부진이나 명치 통증이 발생하며 증상들은 보통은 식사 전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궤양에서 피가 나는 경우에는 새카만 색깔의 설사를 하기도 한다.
◇ 소화불량, 속쓰림등 단순 위장질환과 혼돈하기 쉬운 위암, 정기검진 중요
사실 가벼운 소화불량이나, 명치통증만으로 ‘나도 위암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의 연간 위암 발생률은 10,000명 중에 5~6명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아주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단순계산에 따르면 99.95%가량은 위암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진행하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위암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속쓰림이나 신물이 넘어오는 위식도 역류 질환과 유사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속이 좋지 않고 단순히 소화가 안 되는 것 같은 소화불량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언제 의사를 찾아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을까? 위암을 의심해 볼만한 증상으로는 체중감소를 동반한 소화불량과 새카만 색깔의 설사, 반복되는 구토, 음식이 잘 삼켜지지 않는 경우, 잠을 깨우는 명치 통증 등의 증상들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의사를 찾는 것이 좋다.
이용강 교수는 “위암이 발병했더라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국가 암검진 사업을 통해 40세 이상의 성인에서 내시경검사를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사업의 결과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바 있다”면서 “이는 위암이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될 수 있다는 말이니 증상이 없더라도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