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임신한 아내·뱃속의 아이 잃었다” 남편의 절규

  • 등록 2019-02-20 오전 12:10:00

    수정 2019-02-20 오전 7:39:53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지난달 강원도에서 발생한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로 임신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은 남성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임산부 교통·사망사고 故박**의 남편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1월6일 오후 2시20분쯤 강원도 평창 태기산 터널을 통과 후 중앙선 침범 차량에 정면충돌을 당했다”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정신이 혼미해질 때 아내의 상태만을 확인하기 위해 정신을 붙잡고 아내를 바라봤을 때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발 살아 있어 달라고 소리치며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울며 애원하고 빌었다. 응급차가 도착해 구조대원이 아내를 차에서 꺼내면서 좌석에 양수가 터져 나온 것을 보고 또 한 번 무너졌다. 아내는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아내와 아기는 제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응급실에서 사망선고를 듣고 정신을 잃었고 눈을 떠보니 중환자실이었다. 살아서 누워 있다는 자체가 괴로웠다”고 호소했다.

그는 가해자가 따로 연락을 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가해자는 사고 후 단 한 번도 찾아와서 사죄하지 않았고 연락도 없는 상태로 40여 일 동안 지내고 있다”며 “한 가정을 풍비박산 냈으면서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전혀 반성의 뉘우침도 없고, 양심의 가책도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불구속 수사에 대해) 음주운전이 아니어서, 뺑소니가 아니어서, 도주의 우려가 없어서라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31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기가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제발 도와 달라. 가해자의 젊은 나이, 초범, 우발적 사고의 처벌이 아닌 진정으로 피해 유족들의 입장을 생각해 주시고 남은 삶의 고통을 헤아려 강력한 처벌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게시 하루 만인 19일 2만 명을 넘어섰다.

한편 지난달 6일 오후 강원 횡성군 둔내면 태기산터널 진입 1.1㎞ 지점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과속으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크루즈 승용차를 정면 충돌했다. 이 사고로 크루즈 조수석에 타고 있던 30대 임산부 A씨가 사망했다. A씨는 심정지가 와 긴급 후송됐으나 뱃속의 아이와 함께 끝내 숨졌다. 당시 운전을 했던 A씨의 남편이자 청원 글쓴이도 크게 다쳤다. 경찰은 아반떼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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