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늦으면 욕하는 전처, 막을 방법 있을까요[양친소]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 등록 2024-06-30 오전 6:00:00

    수정 2024-06-30 오전 6:00:00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김선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저는 3년 전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전처와 제 부모님과의 잦은 갈등과 성격 차이로 이혼했고, 전처가 초등생 아이 둘을 양육하고 있습니다.

결혼 생활 중에는 월 500만원의 생활비를 전처에게 줬습니다. 이혼하면서 아이들의 환경이 바뀌는 걸 원치 않아서 현재 살고 있는 집의 보증금을 전처에게 줬고, 월 300만원 씩 보내주기로 구두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사업이 어려워져서 두세달 정도 월 300만원을 채워서 보내지 못했습니다. 돈이 마련되는 대로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 정도씩 보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제날짜에 돈을 보내지 못하면 아내는 아이들과 연락도 하지 못하도록 아이들 휴대전화에 제 번호를 차단시켜 놓았습니다. 면접교섭 날에도 별별 이유를 대며 아이들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아이들을 보게 해달라고 하면 온갖 욕설 메시지를 보내는데 정말 괴롭습니다.

그저 죄인 같은 마음으로 어떻게 하든 300만원을 채워서 보내려고 노력하지만, 계속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끝까지 가정을 지키지 못하고 이혼을 해서 아이들을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한 것도, 월 300만원 지급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도 제 능력 부족이고 잘못입니다.

하지만 양육비를 아예 주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덜 주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과 이렇게까지 돼야 하는 걸까요? 면접교섭을 자기 기분대로 하는 전처의 행동, 막을 수는 없을까요?

-이혼 시 양육권과 면접교섭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이혼 시 아이를 누가 키울지를 정하는 것이 양육권이고, 비양육자와 자녀가 상호 만날 수 있는 권리가 면접교섭권입니다. 민법 제837조에 따르면 자녀를 누가 키울지, 면접교섭의 방법 및 횟수는 이혼하는 부부 간 합의로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결국 법원의 판단을 받아 그 내용을 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송 실무상으로는 통상적으로 이혼할 무렵 주로 자녀를 키우는 일방이 친권 및 양육권을 가지는 것으로 정하고, 면접교섭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아이가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기 어려운 일정한 나이까지는 숙박 없이, 그리고 초등학교 이후로는 1박2일 숙박하는 방법으로 면접교섭을 하도록 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연자는 사업이 어려워 양육비를 보내기 벅찬 상황인데요. 양육비 감액도 가능할까요?


△양육비가 부당하게 정해졌거나 협의 이후 사정 변경을 이유로 감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양육비는 ‘자녀의 복리’를 가장 우선 고려해서 정하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자녀가 성장할수록 오히려 양육비 증액의 필요성이 높아지므로, 일시적인 수입 감소만으로는 양육비 감액이 이뤄지기는 어렵습니다.

사연자의 경우 협의이혼을 하면서 전처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는 등으로 자녀들의 복리를 위한 점을 어느 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울가정법원이 부모의 소득 구간과 자녀의 나이 구간을 세분화해 부모 쌍방이 어느 정도의 양육비를 분담하는 것이 적당한지 ‘양육비산정기준표’를 제정·공표하고 있는 것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초 합의에 따라 정한 양육비가 배우자와 사연자 간 소득을 고려해 적정하게 분배된 것인지, 금액이 과다한 것인지, 수입의 감소가 일시적인 것이 아닌지 등을 고려해 법원에 감액을 요청해 볼 수는 있어 보입니다.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못하면 면접교섭을 거부할 수 있나요?


△양육비와 면접교섭에 관한 권리는 자녀의 복리를 우선해야 하는 별개의 권리입니다. 비양육친이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양육친이 당연히 자녀와 비양육친 간의 면접교섭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양육비 미지급이 장기화 되는 경우 그에 대한 이행명령 등을 구할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면접교섭은 자녀와 비양육친의 권리이므로 이를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전처가 계속해서 면접교섭을 방해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상대방이 자녀와 사연자의 면접교섭을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경우에는 가사소송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행명령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행명령에도 면접교섭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강제수단에도 상대방이 응하지 않는 경우 최후에는 양육변경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경우에는 그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30일 범위 내에서 경찰서 유치장 등에 신체를 구인하도록 하는 감치명령의 처분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양육친의 면접교섭 불이행의 경우에는 자녀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노출되는 위험을 고려해 감치명령에 대해서는 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혼 후 자녀의 면접교섭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을까요?


△이혼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자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육자가 상대방에 대해 강하게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 자녀가 양육자 앞에서는 자신의 실제 의사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양육자와 면접교섭을 하는 동안 별문제 없이 잘 지내고 왔음에도, 양육자가 물어보는 경우 힘들었다거나, 가기 싫다거나, 양육자의 기분을 살펴 비양육자와 이동하는 것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사자 간 이혼은 피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자녀 앞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거나 비양육친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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