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차오른다" 방송에…새벽1시, 주민 40명 모였다

출근에도 불구하고…고무장갑 들고 모인 주민들
  • 등록 2022-08-10 오전 12:05:35

    수정 2022-08-10 오전 12:05:35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아파트 경비실의 긴급 방송을 들은 주민들이 새벽 1시에 모여 산책로의 물길을 뚫었다는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9일 KBS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산책로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인근 모락산의 흙이 내려오면서 물길이 막혔고, 산책로에 물이 넘치면서 산사태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긴급한 상황이었다.

9일 새벽 산책로에 물이 넘친다는 경비실의 긴급 방송을 듣고 모인 의왕시 아파트 주민들.(사진=KBS방송화면 캡처)
이에 경비실은 새벽 1시에 “산사태로 인해 산책로에 물이 차오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민분들은 도와주세요”라며 주민들에게 긴급 방송을 했다.

방송을 들은 주민 A씨는 급히 현장으로 향했지만, 그러면서도 “다음 날 출근하는 분들이 많아 나오는 분들이 별로 없을 텐데”라며 걱정하는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A씨가 도착했을 땐 이미 30~40명의 주민이 모여 있었다. 누군가는 쓰레받기를 손에 들고, 다른 누군가는 고무장갑을 낀 채였다.

주민들의 힘을 모아 산책로의 돌과 흙을 순식간에 치우면서 상황은 금세 마무리됐다.

(사진=KBS방송화면 캡처)
이 사연을 알린 한 시민은 “평일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많은 분이 모여 도움을 준 장면이 따뜻해서 한번 제보해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8일 0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집계된 의왕시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348㎜를 기록했다.

오는 11일까지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 100~300㎜, 많으면 350㎜ 이상의 비를 더 뿌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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