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마이크로니들 학회 창립총회에서 만난 정도현 라파스(214260) 대표이사는 이데일리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성분 원료의약품(API)을 활용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로는 세계적으로도 첫 임상 1상 데이터라 이번 임상시험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외 제약사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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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라파스는 자사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에 대원제약(003220)이 개발 및 생산한 GLP-1 성분 API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탑재한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개발코드명 DW-1022). DW-1022의 마지막 환자 투약은 지난달 말 진행됐고 오는 19일에는 DW-1022의 임상 1상 코호트3의 혈중 흡수율 모니터링도 종료된다. 대원제약은 연내 DW-1022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W-1022는 한 코호트 당 10명씩 총 3개의 코호트마다 용량을 달리해 순차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했다. 지난 10월 마지막 용량군인 코호트3까지 임상이 중단되지 않고 투약이 실시됐다는 점에서 심각한 안전성 이슈는 없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품목허가를 받아 연 6조원(313억 4300만 크로네)씩 매출을 내는(2023년 기준)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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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상 1상의 관건은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통한 인체흡수율이다. 특히 GLP-1이 위장관흡수율이 낮아 경구약 개발이 어려우므로, 마이크로니들 패치에서 생체이용률이 높게 나타난다면 시장의 반향이 클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GLP-1 비만약은 펩타이드 특성상 소화기관을 통한 흡수가 어렵고, 자가주사제는 바늘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처방이 어렵다”며 “마이크로니들은 붙이는 형식이라 통증없이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은 DW-1022의 국내 임상이 차질없이 종료되는 데 집중하고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글로벌 임상 진행 논의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원제약은 빠른 제품 출시를 목표로 용량 설정을 담당하는 임상 2상을 생략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시험 결과에 따라 내년 중 바로 임상 3상이 개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창립총회에서도 안충열 식품의약품안전처 약효동등성과 연구관은 “임상 1상에서 (동일한 API를 가진 기허가 의약품과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의약품이) 거의 동등한 수준의 약동학을 보이기만 한다면 2상은 필요없다고 볼 수도 있다”며 “이는 개발사의 개발전략에 따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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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의약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은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의 전문의약품은 한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도 없어 DW-1022의 임상 1상 데이터에 더 이목이 쏠린다. 앞서 미국의 조사노파마와 래디어스헬스가 FDA 승인 문턱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모두 일관성있는 약물 노출도 유지, 약물 정량 탑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품목허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이날 안충열 연구관은 FDA의 선례를 들며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의약품 개발시 임상시험에서 일관성 있는 약물 노출도와 기허가 SC제형과 비슷한 수준의 노출도를 개발사가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도현 대표는 “조사노파마는 코팅형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옛 버전으로 금속에 약물을 코팅하는 방식을 활용했는데, 이 기술은 정량성이나 배치간 함량, 투약시 환자에게 흡수되는 양의 편차를 일정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며 “라파스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실패한 조사노파마와는) 아예 다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라파스 외 다른 마이크로니들 기술로는 식약처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사례가 없다. 이날 기준 식약처의 IND 승인을 받은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전문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은 비만치료제인 DW-1022를 포함해 △알레르기비염 면역치료제(성분명 집먼지진드기정체 추출물) △골다공증 치료제(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 △알츠하이머 치료제(성분명 도네페질)까지 총 네 가지이고, 모두 라파스와 협업해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인 ‘방울확장’(DEN) 방식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