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10월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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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스냅타임 공예은 기자]특권층의 입시·채용비리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는 거셌다. 청년들은 최순실 딸 정유라의 특혜 입학에 촛불을 들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스펙 조작에 항의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아빠찬스’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청년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공정사회’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분노한다.
대학생 오승헌(가명, 26)씨는 “줄곧 ‘공정’을 외치던 문 정부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정치인들의 공약은 그저 공약일뿐, 아무런 실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이 자녀에게 특혜를 주고도 잘못을 인정 않는 뻔뻔한 모습까지 보여 더욱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50억 퇴직금으로 논란을 빚은 곽상도 의원 아들의 특혜 의혹도 청년들은 부친의 전화 한통으로 손쉽게 직장을 구한 금수저 입사에 더 분개한다.
취업준비생 조수연 (가명· 24)씨는 “누군가는 채용정보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아 하루종일 사이트를 뒤지는데 곽상도 의원 아들은 부친 소개로 쉽게 취업에 성공했다”며 “꾸준히 터져나오는 특혜채용, 특혜입학을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공정’이라는 건 불가능한 것 아니냐며 허탈해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새내기 직장인 최재민 (25)씨는 “청년들은 돈보다 학력, 취업문제에 더 민감하다. 50억이라는 현실감 없는 금액보다는 내가 알지도 못했던 취업 정보를 얻고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입시·채용비리에 대한 청년들의 ‘선택적 분노’는 취악의 취업난과 맞닿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청년층의 실업률은 2020년 9.0%로 전체 평균 실업률(4.0%)의 2.3배 수준이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에 달했다.청년 4명 가운데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얘기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사회학 교수는 “대학입시와 취업은 20대들이 모두 경험하는 것이어서 감정이입이 쉬워 공정 이슈에 강하게 공감하고 그만큼 불만을 갖고 저항하는 것”이라며 “채용과정의 공정성 확보와 함께 소득 불균형 등 사회 전반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