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질병' 낙인찍히면 부작용 심각..대입·취업시 문제 소지"(종합)

28일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긴급토론회 개최
협회·정부·의학계·법조계·크리에이터 등 각계 의견 논의
  • 등록 2019-05-28 오후 4:19:43

    수정 2019-05-28 오후 4:19:43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임상혁(테이블 가운데)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회장의 진행 아래 강경석 한콘진 게임본부장, 김성회(G식백과) 유튜브 크리에이터, 전영순 게임과몰입힐링센터 팀장(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이 패널로 참석해 주제 발표를 이어갔다. <사진=노재웅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만약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국내에 도입되면 10대 청소년 중 많은 수가 게임장애 판정을 받고 정신질환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것입니다. 한국처럼 닫힌 사회에서 이러한 꼬리표는 대학 진학이나 취업 시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강경석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은 2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게임=질병’이라는 교육적인 낙인효과를 크게 우려했다.

이를 막기 위해 게임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게임산업협회와 의학·법조계 관계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각계 인사들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반대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어갈 전망이다.

韓게임협회 “WHO 질병코드 철회 가능”

강경석 본부장은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분류한 것을 국내에 그대로 도입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교육적인 낙인효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체부와 한콘진에서 2014년부터 5년간 200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게임이용자 추적연구를 진행한 결과 5년 동안 과몰입군을 유지했던 청소년은 1.4%에 불과했다”며 “일반인군에서 과몰입군으로, 다시 과몰입군에서 일반인군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특별한 치료 없이 과몰입군에서 모두 빠져나오는 현상을 봤을 때 이를 질병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 게임 과몰입은 게임 자체의 문제보다는 가정이나 주변 환경의 영향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료 역시 의학적인 접근보다 앞서 가정과 학교에서 먼저 시행한 뒤 게임과몰입힐링센터 등을 통해 충분히 예방 활동과 상담을 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 총회에서 등재된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의 국내 도입에 대한 각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추진됐다.

임상혁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회장의 진행 아래 강경석 한콘진 게임본부장, 김성회(G식백과) 유튜브 크리에이터, 전영순 게임과몰입힐링센터 팀장(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이 패널로 참석해 주제 발표를 이어갔다.

국내 68개 게임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WHO(세계보건기구)에 지속적인 이의제기에 나서는 한편 보건복지부에 일방적인 대응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WHO 총회에서 의결된 사항이더라도 오는 10월 열리는 FIC(보건의료분야 표준화 협력센터)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면 삭제나 개정이 가능하다”며 지속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국장은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등재에 동조한 보건복지부를 향해 완전히 처음부터 논의를 시작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 국장은 “국내에서 정부 부처 간 의견이 명백히 갈리는 가운데, 복지부가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화를 지지한다는 일방적인 발언을 해서 유감스럽다”며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민관협의체는 틀이 정해진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밖에 없다. 국무조정실 차원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성회 유튜브(G식백과) 크리에이터가 2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
“법적·의학적 근거 부족‥게임은 문화의 하나”

법조와 의학계를 대표해 참석한 임상혁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장(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과 전영순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게임과몰입힐링센터 팀장도 법적·의학적 근거의 부족을 이유로 들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반대했다.

임상혁 학회장은 “게임을 질병의 하나로 규정하고 국가 치료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 개인행동의 자유와 기업활동의 자유, 명확성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 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영순 팀장은 “게임 중독 현상이 게임의 문제인지 사용자의 특질적·환경적 문제인지 충분한 연구나 이해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다. 일부 게임에 의존하는 현상을 두고서도 포괄적 이해가 현장에서는 더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8만 구독자를 둔 게임 유튜버이자 15년 게임 개발자 출신인 김성회(G식백과) 크리에이터는 신생문화인 게임이 과도한 사회적 핍박을 받는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출했다.

김성회 크리에이터는 “얼마 전 방송된 100분 토론을 보면서 절망스러웠다”며 “10년 전 아침마당에 임요환 선수가 나와서 게임중독자 취급을 받고, 사회자가 사이버머니가 얼마나 있느냐고 묻던 시절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개탄했다.

그는 “게임을 두고 유해물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취급하는 분들이 많은데, 게임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놀이문화”라며 “인간의 상상력이 글로 발현돼 소설이 생겨났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져 연극으로, 이후 영상화되면서 영화나 TV 드라마가 탄생했다. 직접 움직여보고 싶다로 발전해서 나온 것이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0만 이용자가 즐겼던 히트작 ‘애니팡’과 부루마블을 게임화한 ‘모두의 마블’ 등을 예로 들면서 “디바이스와 디지털의 발전에 따라 변화한 문화를 두고 화학적 유해물질로 받아들이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게임 개발자들의 모임인 한국게임개발자협회는 한국인디게임협회, 넥슨 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등과 함께 이날 오후 5시 판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HO의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질병 코드 부여 확정 및 국내 도입을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다. 또 89개 학회 및 공공기관, 협단체가 모인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9일 국회에서 공대위 출범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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